절반 이상이 부담 느껴
40, 50대는 은퇴 이후에도 자녀 교육비로 7,000만원, 결혼 비용으로 1억4,000만원가량의 지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세대의 절반 이상은 은퇴 후 자녀 부양에 부담을 느끼는 것을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이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은퇴시장 리포트’를 발표했다. 보험개발원이 2014년부터 2년마다 자체 설문조사와 보험통계, 여러 기관의 노후 관련 통계자료를 종합해 발간하는 보고서다.
보고서에 실린 보험개발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050세대 가운데 56.6%가 은퇴 이후에도 자녀 부양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10.7%포인트는 “매우 부담된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은퇴 이후 자녀 1인당 교육 비용으로 평균 7,258만원, 결혼 비용으로 평균 1억3,952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은퇴 후 뒷바라지가 필요한 자녀가 둘 이상이라면 지출 규모가 배가될 수 있는 셈이다. 은퇴 후 퇴직급여 사용처를 묻는 질문(복수응답 가능)에 가족 부양을 꼽은 응답률도 42%였다.
4050세대의 부담감을 기우로 치부하긴 어렵다. 국민연금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노후보장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퇴 당시 자녀가 미취업 상태였다는 응답자는 22%, 미혼 상태였다는 응답자는 34%였다. 같은 해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의 30.6%가 자녀와 동거 중이고, 동거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이 자녀의 독립 불가능(31%)이었다.
정작 은퇴 후 소득은 노후생활 꾸리기에도 넉넉지 못하다. 4050세대의 은퇴 시 퇴직급여 예상 수령액은 평균이 1억4,595만원으로 조사됐지만, 금액 편차가 크다 보니 절반 이상(55.7%)은 수령액이 1억원 이하였다. 노후소득 수준에 대해 응답자들은 은퇴 전 소득 대비 평균 64.4%를 희망하면서도 실제로는 은퇴 전 소득 대비 48.1% 정도를 받을 걸로 내다봤다. 희망소득과 실제소득 사이에 16%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있는 셈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현재 4050세대의 1순위 노후 준비 방법은 공적연금이지만 자녀 부양비 지출 등을 예상한다면 사적연금 등 추가 노후소득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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