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사랑봉사단 20~25일 바세코서 나눔봉사
건강진단 패션의상 소형태양광전구 제작 교육
영화학과 인연 후 2013년부터 매년 찾아
“태양광 전구 덕분에 밤에 책도 읽고 숙제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전구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 한국의 형, 누나들 정말 감사합니다.”
필리핀 빈민지역인 바세코에 사는 제스릴(15)군이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주대 사랑봉사단(단장 김경식 영화학과 교수)에 보내 온 편지글이다.
간호학과 등 5개과 재학생들로 꾸린 청주대 사랑봉사단은 지난 20~25일 6일 동안 바세코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필리핀 마닐라 항구 끝자락에 자리한 바세코는 세계 3대 빈민촌으로 알려진 곳이다. 주민 15만명 가운데 상당수가 주민증도 없이 살고, 굶주린 아이들은 온종일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산다.
이렇게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봉사단원들은 각자 전공을 살려 재능 기부를 했다. 간호학과 학생들은 바세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신체구조, 임신 등 성교육과 함께 건강진단 교육을 했다. 패션디자인학과는 의상스쿨을 열어 의류제조 기술을 전했고, 체육교육과는 태권도시범 및 체력단련 교실을 진행했다. 태양광에너지공학과는 소형LED 태양광 전구 제작법을 전수하고, 영화학과는 필름아카데미를 열었다.
봉사단에 참여한 김대호(패션디자인학과) 학생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사는 바세코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주는 사람이 더 많은 걸 얻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감했다.”고 말했다.
청주대가 바세코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1년 영화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바세코를 소재로 한 영화를 촬영하면서.
필리핀 빈민가의 참혹한 현실을 영화로 알리기 위해 바세코를 방문하면서 영화학과 학생들과 바세코 주민들은 자연스레 우정을 쌓았다.
영화 제작으로 시작된 인연은 2013년부터 정기적인 봉사 활동으로 발전했다. 2015년부터는 영화학과 외 다른 과들도 적극 동참하면서 정식으로 해외봉사단을 꾸리게 됐다. 이제는 항공료·체류비 등 바세코 봉사단의 활동 비용을 대학 측이 부담한다.
청주대 봉사단은 무엇보다 바세코의 자생력을 키워주는 교육에 집중한다.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기술 전수나 교육을 통해 주민들 스스로 일어나 걸어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그래서 현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의상제작 교실, 공예품 스쿨, 필름아카데미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경식 단장은 “재능 기부로 해외 빈민촌에 꿈과 희망을 전하는 나눔 봉사를 통해 바세코 아이들은 기술을 배워 자생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청주대생들은 봉사와 행복의 참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양국 청소년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배워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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