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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랜선 밖으로 나온 ★ 유튜버들, 평가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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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랜선 밖으로 나온 ★ 유튜버들, 평가는 '글쎄요'

입력
2019.01.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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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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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들이 랜선 밖으로 나왔다.

유튜브, 아프리카 등의 플랫폼과 SNS를 기반으로 활동을 이어오던 유튜버나 BJ들이 인기에 힘입어 안방극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나선 것. 실제로 최근 TV에서는 심심치 않게 유튜버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들이 유튜버들을 게스트나 고정 멤버로 초대하며 유튜버들의 방송 활동에 불을 지폈으며, 최근 모 BJ는 한 라면 브랜드 CF를 통해 지상파 채널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

JTBC ‘랜선라이프-크리에이터가 사는 법’과 MBN ‘어느 별에서 왔니?’는 유튜버, BJ들을 필두로 한 대표적인 예능이었다. 특히 ‘랜선라이프’는 약 19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대도서관, 남편 못지 않은 구독자를 자랑하는 윰댕을 비롯해 먹방의 신으로 불리는 먹방 BJ 겸 유튜버 밴쯔, 뷰티 크리에이터 씬님 등 유명 유튜버들을 대거 출연시키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외에도 매주 새로운 인기 유튜버나 SNS 인플루언서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랜선라이프’는 랜선 밖으로 나온 유튜버들에게 영역 확장의 기회를 제공했다.

기존 스타들과 또 다른 신선함과 막대한 구독자를 기반으로 한 화제성을 보유한 유튜버, BJ들의 방송 출연이 예능계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것은 당연지사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축구 전문 BJ 감스트와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 ‘해피투게더’에서 한 해 수익 15억, 223만 구독자라는 어마어마한 스펙(?)을 자랑하며 이슈 몰이에 성공한 유튜버 도티, ‘1박 2일’에서 존재감을 빛낸 키즈 유튜버 헤이지니 등이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하며 화제성을 ‘하드캐리’ 하는 것만 보아도 이들이 ‘예능계 블루칩’으로 꼽히는 이유를 쉽게 납득할 수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 같은 인기에 신이 났던 걸까. 일부 유튜버들이 크리에이터를 넘어 본격 방송인으로서의 변신을 선언하며 안방극장에 전면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이사배다.

뷰티 크리에이터로 시작, 유명 스타를 그대로 따라하는 커버 메이크업 콘텐츠가 이른바 ‘대박’을 치며 유명 유튜버 대열에 합류한 이사배는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200만 명을 돌파한 셀럽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겟잇뷰티’ 등 뷰티 예능에 출연, TV 채널에 진출한 이사배는 최근 본격적으로 뷰티 크리에이터로서가 아닌 방송인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tvN ‘나의 영어 사춘기 100시간’은 방송인 이사배의 첫 고정 예능. 당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사배는 “그 동안 방송을 게스트로 많이 출연 했었는데 앞으로는 기회를 주신다면 방송 활동도 열심히 할 예정”이라며 방송인 겸업에 대한 의지를 공식화 했다.

tvN 캡처
tvN 캡처

그러나 이 같은 이사배의 행보는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뷰티 크리에이터로서의 활동이 아닌, 예능 방송인으로서의 행보를 걷겠다는 그녀에게 ‘과연 크리에이터가 아닌 방송인 이사배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쉬이 물음표가 거둬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튜버로서 단발성 출연을 했던 예능들이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던 것과 달리 첫 고정 출연 중인 ‘나의 영어사춘기 100시간’에서 그녀의 활약은 미비한 상황이다. “이제 시작인 만큼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이기에도 애매하다. 유튜버로서, 셀럽으로서 다양한 활약을 펼쳐왔던 만큼 대중이 이사배에게 기대하는 건 어느 날 예능가에 뚝 떨어진 예능 새내기의 모습이 아닌 그간의 활약을 뛰어넘는 ‘뭔가’이기 때문.

이사배가 직면한 위기는 단순히 그녀만이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감스트 역시 ‘진짜 사나이’를 통해 예능에 도전했으며, 대도서관은 최근 tvN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연기에도 도전하는 등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 ‘제 2의 이사배’를 꿈꾸며 방송인으로서의 진출을 꾀하고 있는 유튜버라면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단순히 ‘구독자가 많고, 화제성도 높다’는 자신감으로 TV 플랫폼에 진출한다면, 기대와는 달리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쥘 지도 모르겠다.

윰댕 방송 캡처
윰댕 방송 캡처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우려점은 유튜버들의 ‘구설수’다. 일례로 최근 JTBC ‘랜선라이프’에서 남편 대도서관과 함께 출연, 일상 공개와 함께 대중의 호감을 샀던 유튜버 윰댕은 자신의 개인 방송 중 가정 폭력 문제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이후 ‘랜선라이프’에서 통편집 되는 사태를 맞이하기도 했다.

당시 자신의 개인 방송을 통해 ‘생방 힐링상담소’를 진행하던 중 가정 폭력 피해자에게 상황으로부터 벗어날 의지 부족을 지적하며 해결 방안으로 ‘독립’을 제안했던 윰댕은 ‘2차 가해’라는 비난 여론에 휩싸였고, 이후 사과 방송을 통해 “당분간 생방송 진행을 중단하고, 상담 콘텐츠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랜선라이프’ 측은 “당분간 윰댕의 녹화가 예정된 바 없다”는 말로 윰댕의 출연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을 의식한 듯 논란 직후 방송분에서 단체 화면 속 모습을 제외하곤 윰댕의 모습을 모두 편집했다.

개인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들을 만나는 유튜버, BJ들의 특성상 방송 중 발언으로 인한 논란은 종종 발생해오고 있는 문제다. 논란이 불거지면 유튜버나 BJ들은 사과문 발표나 방송 등을 통해 구독자에게 자신의 불찰을 사과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이 방송에 진출함과 동시에 이 같은 논란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프로그램 자체에 피해를 입히는 셈이 된다. 영역 확장에 대한 책임감 없이는 자칫 ‘민폐 출연자’가 될 수 있는 것.

단발성 출연에도 보장되는 높은 화제성이라는 명(明)과, 방송인으로서의 역량에 대한 의문과 논란 발생에 대한 리스크라는 단점을 암(暗)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유튜버들의 방송 진출. 아직까지는 명보단 암이 짙어 보이는 상황 속에서 영역 확장을 꿈꾸는 유튜버들과 TV 프로그램 제작진이 어떤 돌파구를 찾아 블루 오션을 개척해 낼 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싶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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