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드라마 연출, 게다가 사극. 김성훈 감독에게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은 한 마디로 도전이었다. 과감한 시도의 결과는 다행이 호평 일색이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감독은 “구글에 영어로 ‘넷플릭스 킹덤’을 검색하면 나오는 해외 리뷰를 번역기 통해 겨우 보는데, 대부분 긍정적”이라며 “넷플릭스에서 밥 먹자고 연락이 오면 클릭수가 높다는 뜻이라는데, 조만간 한 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김 감독은 ‘킹덤’이라는 사극을 촬영하며 책임감을 느꼈다. 한국의 전통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시에 선보이게 돼서다. 김 감독은 “무엇보다 집중했던 것은 고증”이라며 “과거에 맞되 이야기를 살찌울 수 있는 방식으로 재현했다”고 밝혔다. 일부 시청자들이 지적하는 의녀 서비(배두나)의 ‘사극 톤’과 다른 발성 문제에 대해선 “처음에 발성법을 정할 때 반드시 사극처럼 할 필요 없다고 했다”며 “낯섦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신선한 시도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국 드라마에서 그간 금기로 여겨진 것들도 도전했다. 연출 방식도 그 중 하나다. 김 감독은 시즌1은 가장 극적인 순간에 끝을 맺으며, 시즌2 첫 회까지만 촬영한 뒤 박인제 감독에게 메가폰을 넘긴다. 또렷한 결말로 드라마를 마무리하고, 연출을 끝까지 책임졌던 한국 드라마 전통과는 사뭇 다르다. 김 감독은 “넷플릭스에선 두 명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총을 쏘는 장면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드라마도 있다”며 “’톤 앤 매너’를 유지하며 좋은 인력이 시청자에게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시도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에게 아쉬움도 있다. 제일 큰 것은 스크린이라는 큰 화면에서 ‘킹덤’을 보여주지 못한다 점이다. 김 감독은 ‘킹덤’을 2시간 분량의 영화로 다시 만들고자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한 화면에 많은 배우와 대사뿐만 아니라 배경과 미술소품까지 담겨있어, 큰 화면에서 전달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했다”며 “바라건대 시청자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화면에서 ‘킹덤’을 관람해줬으면 좋겠다. 휴대폰이나 태블릿PC로 볼 경우엔 꼭 헤드폰을 착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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