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CHOSUN의 새로운 토일드라마 ‘바벨’이 마침내 베일을 벗은 가운데, 배우 하시은이 무겁고 어두운 극의 분위기에 청량한 사이다 같은 신스틸러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7일 방송된 ‘바벨’ 1회는 주인공인 검사 차우혁(박시후)이 자신의 복수 대상인 거산그룹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의문의 살인사건 미스터리와 그룹 내 권력 다툼에 얽히는 스토리를 그렸다.
또 겉보기에는 그 누구보다 행복해야 할 아름다운 톱스타 출신 재벌가 며느리 한정원(장희진)이 사실 남편 태민호(김지훈)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음이 암시됐다. 한정원은 1회 내내 미소짓는 표정조차 거의 없을 만큼 침울하고 어두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러한 한정원이 유일하게 마음을 놓고 솔직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친구 홍미선(하시은)이 운영하는 스페인 요리 전문 레스토랑 ‘돈키호테’였다. 홍미선은 넋을 놓은 채 요리를 하는 정원을 “발로 해도 네 꽝손보단 낫겠다”고 놀리며 첫 등장했고, 이에 정원은 미선의 발을 부여잡고 “발요리, 해보시지”라며 장난에 화답했다.
이어 두 사람은 어린 소녀들처럼 밀가루를 서로 뿌리며 귀여운 추격전을 벌이고, 결국 미선이 “알았어,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하며 사태(?)는 마무리됐다. 미선과 깔깔대며 웃고 떠들 때만은 세상에 걱정이라곤 없는 것처럼 활짝 웃는 정원이었지만, 미선이 사라지자마자 곧바로 수심에 잠긴 얼굴로 돌아갔다.
마음 둘 곳이 없는 정원이 유일하게 안심하고 있을 수 있는 공간인 미선의 레스토랑 ‘돈키호테’는오래 된 친구가 주는 편안함을 상징하듯 아늑하고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꾸며져 정원의 숨겨둔 ‘에덴동산’과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4차원적이면서도 청량한 매력의 미선 역할로 눈길을 사로잡은 하시은은 자신의 발을 잡으며 장난을 거는 정원에게 “아름답지 못하게, 이게 무슨 짓이야!”라고 소리치는가 하면, 레스토랑에 손님이 없자 “손님이 개미도 아니고, 비 온다고 어쩌면 싹 사라지냐. 아름답지 않아”라며 ‘아름다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미선의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아름답지 못하다”는 미선의 대사는 ‘바벨’ 1회에서 단 두 번 등장했음에도, ‘유행어 예감’이 들 정도로 인상이 깊었다는 평이다.
TV CHOSUN 드라마 ‘바벨’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강기향 기자 gihyang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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