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일)는 2016년과 2017년 대졸 신입직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합격자를 뒤바꾼 IBK투자증권 박모(50) 상무를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위반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박 상무의 지시를 받은 당시 인사팀장 김모(45)씨, 신모(47)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인사 담당 경영인프라본부장이었던 박 상무는 전ㆍ현직 상급자나 지인, 중요 거래처, 대학 지도교수 등으로부터 채용관련 청탁을 받은 뒤 해당 지원자의 점수를 확인, 불합격권에 있을 경우 평가 등급을 조작해 합격권으로 고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상무가 직접 청탁을 받아 지시를 내리거나, 인사팀장들이 따로 청탁을 받아 평가 등급을 조작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지원자 6명의 등급이 수정됐고, 이 가운데 3명은 실제 최종 합격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이 과정에서 여성 지원자를 조직적으로 배제한 사실도 확인했다. 면접 단계에서 합격권에 있거나 동점자일 경우 여성을 우선적으로 떨어뜨렸다. 영업직에는 남성이 더 선호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2016년, 2017년 전형에서 여성 지원자 각각 11명, 9명씩 모두 20명이 탈락했다. 이로 인해 여성 지원자 비율은 2016년 219명 중 84명(38.4%), 2017년 245명 중 110명(44.9%)에 이르렀으나, 최종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2016년 13명 중 2명(15.4%), 2017년 9명 중 1명(11.11%)에 그쳤다.
IBK투자증권 측은 부정 채용된 합격자에 대해 "아직 재판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재직 여부를 확인해 주기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탈락자 구제 방안에 대해서도 “선례도 없고 현재 논의 중인 내용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