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비선 참모 로저 스톤도 기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2016년 대선과 취임 직전까지 러시아와 최소 100차례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선 참모’로 알려진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까지 특별검사팀에 의해 기소되면서 ‘러시아 스캔들’ 사건이 그렇지 않아도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날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15년 6월부터 2017년 1월 말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법원과 의회 문서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 17명이 러시아 측과의 개인적 만남은 물론, 전화통화와 이메일, 트위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촉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자신과 함께 미스유니버스 대회를 주최한 ‘러시아 억만장자’ 아라스 아갈라로프를 6차례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아갈라로프와 그의 아들 에민은 지난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같은 해 6월 ‘트럼프타워 회동’을 주선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러시아 측과 접촉한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물은 한둘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오래 지내다 최근 돌아선 마이클 코언(17회)과 장남 트럼프 주니어(17회), 사위 재러드 쿠슈너(6회) 등은 물론, 전날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스톤(18회)도 포함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5일 스톤은 플로리다주(州) 포트 로더데일에 있는 자택에서 체포된 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에 의해 허위진술과 증인매수 등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그가 2016년 대선 당시 클린턴 후보 측과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에 대한 이메일 해킹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의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러시아 정보기관은 힐러리 측 이메일을 해킹하고 이를 폭로 전문 매체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했다. 그런데 트럼프 캠프 관리들이 2016년 여름쯤 이메일 공개 계획과 관련, 스톤과 연락을 취했다는 것이다. NYT는 “이는 트럼프 캠프 측이 러시아의 ‘힐러리 이메일’ 공개 계획을 사전에 알았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스톤은 곧바로 반박했다. 체포 이튿날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그는 “(나를 기소한 건)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됐다. 나는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역사상 최고의 마녀사냥이다. (러시아와의) 공모는 없었다”며 러시아 유착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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