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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계 아이돌 김영민 “글 잘 쓰고 싶으면 현대미술관에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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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계 아이돌 김영민 “글 잘 쓰고 싶으면 현대미술관에 가세요”

입력
2019.01.27 17:59
수정
2019.01.27 20:5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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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서울대 김영민 교수가 글쓰기 강연을 하고 있다. 출판사 어크로스 제공
25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서울대 김영민 교수가 글쓰기 강연을 하고 있다. 출판사 어크로스 제공

“글을 잘 쓰고 싶다면, 현대미술 전시회를 자주 가보세요. 작품 감상만으로도 정신 스트레칭이 될 겁니다.”

요즘 대한민국의 가장 ‘핫’한 칼럼니스트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말이다. 지난 2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글쓰기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열린 강연회에서다. “(현대미술 전시회는) 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않았던 시도를 하는 경연장이죠. 흥미로운 글을 쓰기 위해선 흥미로운 사람이 돼야 하는데, 현대 미술이 큰 도움이 됩니다.”

김 교수가 소개한 ‘글 잘 쓰는 팁’은 그를 닮아 독특했다. ‘뻔한 이야기는 피하라.’ 김 교수는 일단 큰 주제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사회의 미래,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 결론 내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식의 결론을 표방하는 책들이 있는데 저는 90% 이상이 사기꾼이라고 봅니다. 책 한 권으로 (모든 문제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죠.” ‘너무나 당연한 얘기도 금물’이라고 했다. “‘이화여대는 여대다. 쌍권총은 총이 2개다’와 같은 주장은 논증할 필요도 없겠죠(웃음).”

다 알고 있는 사회적 통념이라도 비틀어 보면 새로움이 된단다. 예컨대, 서울대는 좋은 대학이다. 그런데 ‘좋은 대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라는 것이다.

“새벽에 감수성 폭발해서 쓴 글, 유치 찬란해서 못 봐주겠어요. 제 글에 언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까요.” 글쓰기가 어렵다는 한 독자가 물었다. 김 교수는 “일단 쓰고 싶은 대로, 자꾸 써보라”고 조언했다. “사람의 항마력(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이나 사진을 보고 버틸 수 있는 수치를 뜻하는 신조어)은 점점 늘어납니다. 정 두려우시면 객관적으로 봐줄 친구 한 명만 두세요. 하지만 남이 뭐라 해도 본인이 납득이 안 되면 자신의 판단을 믿어야 합니다. 어차피 인생의 최종결정자는 자신이니까요.”

이날 김 교수는 정말로 아이돌 같았다. 금요일 밤인데도 김 교수를 보려고 강연회를 찾은 사람이 300여명이었다. 20, 30대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일보 등에 연재한 칼럼을 모은 김 교수의 산문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제일 많이 사 보는 것도 25~35세 여성들이라고 한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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