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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콜린 파월과 상이 군인, 뜻밖의 만남…美 국민 뭉클

입력
2019.01.27 15:03
수정
2019.01.27 22:5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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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오른쪽)과 앤서니 매거트(왼쪽). 의족을 찬 매거트가 파월 전 장관의 차량 타이어를 교체하고 있는 모습. 파월 전 장관 페이스북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오른쪽)과 앤서니 매거트(왼쪽). 의족을 찬 매거트가 파월 전 장관의 차량 타이어를 교체하고 있는 모습. 파월 전 장관 페이스북

미국에서 흑인 최초로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국무장관 등을 지낸 콜린 파월 전 장관이 최근 고속도로에서 타이어 펑크 사고를 당했다가 의족을 찬 상이용사의 도움을 받은 사연이 미 국민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마음에서 우러난 도움에다 서로에 대한 따뜻한 존경심도 묻어나는 미담이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인종 갈등, 총기 난사 사건 등 온갖 세파에 지친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것이다.

파월 전 장관이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의 메릴랜드주 월트 리드 군인 병원에 검진을 받기 위해 495번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차량 왼쪽 앞바퀴 타이어가 터진 것이다. 그는 도로변에서 직접 타이어를 갈려고 했으나 날씨는 춥고 타이어 볼트는 꽉 조여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차 한 대가 주차하더니 의족을 찬 한 남성이 내려 러그 렌치로 타이어 교체를 도와줬다고 파월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사연을 전했다.

이 남성은 23년간 군에서 계약 담당 장교로 근무한 뒤 지난해 제대한 앤서니 매거트다. 그는 이라크에서 세 번, 아프가니스탄에서 두 번의 파견 근무를 각각 했는데, 아프가니스탄에서 박테리아에 감염돼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이 전했다. 매거트는 특히 파월 전 장관의 책을 모두 읽었을 정도로 평소 그를 존경해 왔다고 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준 인물이 다름 아닌 파월 전 장관이었다는 것이다. 자신이 존경하던 인물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기쁜 마음으로 도움에 나선 것이다.

매거트는 파월 전 장관을 도와주고 집으로 돌아온 뒤, 그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당신의 책을 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오늘 일도 잊을 수 없을 겁니다”라며 “횃불을 들고 길을 밝힌 당신은 우리가 의지했던 거인이었습니다. 이제는 내일의 세대가 똑같은 일을 해야 합니다”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에 파월 전 장관도 페이스북에 매거트에 대한 감사를 전하면서 “당신은 나의 영혼을 감동시켰고 이 나라가 무엇인지, 왜 위대한지를 일깨워 줬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서로에게 고함을 치는 일을 멈추고 서로를 보살펴 줍시다. 당신 때문에 살맛이 나는 하루군요”라고도 했다.

이 같은 사연을 전한 파월 전 장관의 포스팅에는 67만여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2만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파월 전 장관과 매거트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4성 장군 출신인 파월 전 장관은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은 뒤 1989년 흑인 최초로 합참의장에 올라 걸프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2001년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첫 흑인 국무장관에 오르는 등 가장 신망받는 군인 중 한 명으로 꼽혀 왔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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