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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월급제 전주서 시동…전국 확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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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월급제 전주서 시동…전국 확산 기대”

입력
2019.01.27 12:42
수정
2019.01.28 10: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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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회사의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전북 전주시청 망루에서 510일간 농성을 해왔던 김재주(오른쪽 세번째) 민주노총 택시노조 전북지회장이 동료들과 함께 망루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회사의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전북 전주시청 망루에서 510일간 농성을 해왔던 김재주(오른쪽 세번째) 민주노총 택시노조 전북지회장이 동료들과 함께 망루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택시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가 전주에서 전국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 전북 전주시청 앞 25여m 높이 조명탑에서 택시 전액관리제를 요구하며 510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재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이 26일 오전 11시 감격의 땅을 밟았다.

김 지회장은 이날 오전 전주시와 전국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가 전액관리제에 대한 확약서를 서명한 후 곧바로 고공농성을 풀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는 이번 확약에 대해 “전액관리제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현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또 다른 투쟁이 만들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주에서부터 전액관리제가 시작돼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가 고공농성에 들어간 것은 2017년 9월 4일. 계절이 6번째 바뀌는 동안 조명탑 위에 설치된 4평 남짓한 비닐천막에서 오로지 택시기사 완전월급제를 통한 근로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혼을 담을 투쟁을 벌였다. 택시운전자들의 ‘정당한 노동의 권리를 보장받겠다’는 신념으로 시작된 고공농성은 계절마다 반복되는 폭염과 한파, 태풍과 폭설도 꺾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매일 45도를 넘는 더위로 버티기 정말 힘들었다”며 “좁은 공간에서 운동량이 없어 소화기 계통이 안 좋아 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가 목숨을 건 농성에서 전액관리제를 관철하려던 것은 근로여건 개선 외에도 친절한 택시문화를 만들자는 신념 때문이다.

현행 택시사납금제는 운전자들이 하루 16시간 일해 12만~13만원을 회사에 내고 남은 금액 등만 받기 때문에 한달 월급이 90만~100만원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운전자들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난폭운전과 불친절, 승차거부 등 각종 유혹에 시달리고 사고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는 현재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완전월급제로 바뀌면 이들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주시내 법인택시는 21개사에서 1,520대가 운영 중인데 성심택시와 우리택시전주협동조합은 전액관리제를 수용했다. 또 12개사도 완전월급제를 노조에 확약했다. 하지만 나머지 7개사는 전액관리제 도입을 거부했고 전주시가 1, 2차 과태료를 부과하자 현재 법원에서 소송 중이다. 시는 조만간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이에 따라 대처할 계획이다.

김 지회장는 전주시가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택시회사에 강력한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확약을 하자 고공농성을 풀었다. 김양원 전주부시장과 김영만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은 26일 전주시청에서 전액관리제를 통한 월급제로 안전하고 친절한 택시 문화를 만들기 위한 확약서에 서명했다. 그는 “고공농성 투쟁은 사업장 처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확약부분을 시가 정확히 지키고 사업장들이 전액관리제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지회장의 농성은 택시기사들이 직면한 열악한 현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주었고 집권여당이 사납금 폐지 법안을 발의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김 지회장이 건강을 회복해 택시산업 발전을 위해 일해 주길 바란다”고 환영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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