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별책부록’ 이나영과 이종석이 첫 방송부터 케미를 터트렸다.
지난 26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현실 공감 캐릭터를 입고 9년 만에 돌아온 이나영의 변신과 ‘설렘 술사’ 이종석의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시너지는 호평을 끌어냈다. 이정효 감독과 정현정 작가의 재회는 명불허전. 섬세한 감성과 공감을 빈틈없이 풀어내며 ‘로코 드림팀’다운 진가를 발휘했다. 1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4.3% 최고 5.2%를 기록하며 호평 속에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인생 2막에 도전하는 강단이(이나영)의 고군분투가 펼쳐졌다.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로 광고계를 주름잡았던 강단이. 하지만 7년이 지나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된 강단이에게 현실은 팍팍하고 차갑기만 했다. 특유의 긍정마인드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지만 ‘경단녀’ 앞에 펼쳐진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생계를 위해서 찜질방부터 마트까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강단이는 당장 머물 곳도 없어 ‘아는 동생’ 차은호(이종석)의 집에 숨어 비밀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었다. 차은호의 집과 철거를 앞둔 옛집을 오가며 지내야 하는 강단이. 행복했던 시간까지 폐허가 된 추억 위에 홀로 남은 강단이는 딸 재희의 뒷바라지를 위해서라도 당장의 일자리가 간절했다.
한편, 누나 강단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길 없는 차은호. 강단이의 소개로 집에 들이긴 했지만, 왠지 모르게 집안을 정복(?)한 것 같은 가사도우미가 영 찜찜한 차은호는 가사도우미를 바꿔달라는 말과 함께 비밀번호를 바꿔버린다. 강단이에겐 그저 익숙하고 편한 ‘아는 동생’ 차은호는 스타작가이자 ‘겨루’ 출판사의 최연소 편집장. 스펙부터 외모까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인물이지만, 오늘도 여자 친구에게 차인 그는 ‘사랑을 모르는’ 남자였다. 자신이 사랑을 믿지 않는 것이 강단이 때문이라고 말하는 차은호의 모습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궁금케 만들었다.
추억이 깃든 집은 허물어지고, 젊고 센스 넘치는 ‘취준생’ 사이에서 감 떨어진 ‘경단녀’ 취급을 당하는 강단이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심지어 차은호가 비밀번호를 바꾸면서 오갈 데가 없어진 강단이 앞에 지서준(위하준)이 나타났다. 처음 보는 남자가 맨발의 강단이에게 꺼낸 신발은 강단이가 잃어버렸던 바로 그 구두. 운명적인 만남에도 “누군가 갑자기 나타나 내 인생을 구원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 믿지 않는다. 난 내 힘으로 살고 싶다”는 강단이의 현실을 직시하는 말은 안타까움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겼다.
뒤늦게 1년 전 이혼 사실을 털어놓는 강단이에게 자신도 모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된 차은호. 출판사 ‘겨루’의 신입사원 면접장에서 학력과 경력을 숨기고 지원한 강단이가 등장하면서 두 사람에게 비로소 새로운 챕터가 열렸다.
이나영과 이종석은 기대를 뛰어넘는 열연으로 역시 레전드 조합임을 입증했다. 이나영은 ‘경단녀’ 강단이가 녹록지 않은 현실의 벽과 부딪히며 나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며 공감을 끌어올렸다. 숱한 인생 캐릭터를 남겼던 이나영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세밀한 감정을 놓치지 않는 연기가 빛났다. 이종석의 선택과 변신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사랑을 믿지 않지만 강단이에게는 다정한 차은호를 자신만의 색으로 덧입혀 설렘을 불어넣었다. 강단이가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부터 현재까지, 그의 옆에는 늘 차은호가 함께 있었다. 강단이와 설명하기 어려운 특별한 관계성을 지닌 차은호를 한층 성숙한 연기로 그려낸 이종석. 다시 한 번 인생캐릭터를 만난 이나영과 이종석은 강단이와 차은호의 켜켜이 쌓인 인연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섬세한 연기 시너지로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를 높였다.
설명이 필요 없는 ‘로코’ 레전드 콤비 이정효 감독과 정현정 작가의 시너지는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인물의 작은 감정도 놓치지 않으면서 유쾌한 웃음과 공감을 불어넣는 특유의 화법은 취향 저격 로맨틱 코미디를 탄생시켰다. 첫 회부터 가슴을 울리는 공감 명대사를 쏟아낸 ‘로코 드림팀’의 마법은 이제 시작됐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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