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주 임명 강행 강력 반발 속
‘시간차 퍼포먼스’로 의심받아
공동전선 꾸려야 할 바른미래당도
“무책임경쟁” 국회 보이콧 불참
與는 “국민 기만” 시큰둥 반응
자유한국당이 청와대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에 반발, 2월 임시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며 전면 투쟁에 나섰지만 좀처럼 동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공동전선을 꾸려야 할 바른미래당이 보이콧 불참 의사를 밝힌데다 예고한 릴레이 단식투쟁은 ‘5시간 30분’짜리 ‘시간차 퍼포먼스’로 진정성을 의심받는 처지에 놓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조 위원의 이력을 거론하며 “여당 대선캠프의 선거특보 출신이 선거관리 실무를 장악함으로써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관권선거 위기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장관급 인사를 인사청문회마저 생략하고 임명한 것은 초유의 일로 청와대와 여당의 야당 무시가 이렇게 심한 것은 처음”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연쇄 농성과 검찰 고발, 좌파 독재를 저지하고 초권력 비리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국회 일정은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명 강행에 대한 비판은 바른미래당 회의장에서도 나왔다. 손학규 대표는 “정치적 중립이 생명인 조직에 특정정당 선거 참모를 상임위원으로 임명하는 것은 헌법정신을 정식으로 위배하는 처사”라고 각을 세웠고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인사검증의 완벽한 실패를 초래한 조국 민정수석은 스스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조 위원과 조 위원의 사위 김모씨,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등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조 위원의 대선캠프 공명선거특보 경력을 확인하려는 인사청문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김씨에 대해서는 조 위원의 캠프 이력을 인터넷에서 지운 의혹을 겨냥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김 원내대표)이 “여당과 제1야당이 1월에 이어 2월 임시국회를 파행 위험으로 몰면서 무책임 경쟁을 하고 있다”며 임시국회 보이콧에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당의 대여투쟁 전선은 꼬이는 모양새다.
특히 한국당이 대대적으로 예고한 릴레이 단식농성이 ‘5시간 30분’짜리 단식으로 알려지면서 스스로 동력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의 ‘좌파독재 저지 릴레이단식 계획안’을 보면 한국당 의원들은 4~5명씩 농성조를 구성, 오전 9시~오후 2시30분, 오후 2시 30분~오후 8시로 5시간 30분씩 돌아가며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연좌 농성을 하기로 했고, 단식도 농성시간인 5시간 30분에 한정했다.
제1야당의 국회 일정 보이콧에 긴장해야 할 여권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귀책 사유로 청문회가 무산됐고 대통령은 정당하게 조 위원을 임명했다”며 “임세원법, 체육계 성폭력비리 근절, 2차 북미정상회담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 국민을 기만하는 5시간 30분 단식투쟁을 선택한 제1야당에 국민 분노를 전한다”고 밝혔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이날 국회 일정 보이콧에 들어간 한국당을 향해 “아무 짝에 소용없는 걸 한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나 원내대표의 협상파트너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의 4강 외교활동 강화 차원에서 러시아를 방문 중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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