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주째 하락… 9억 이하는 되레 값 올라
서울 아파트 값이 11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가격대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9억원 이상 아파트 가격은 하락한 반면, 그 이하 아파트는 되레 값이 뛰었다. 부동산 대출 규제와 세금 인상의 영향이 고가 아파트에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둘째 주 이래 11주 연속 하락으로, 이 기간 누적 변동률은 -0.23%로 확대됐다.
그러나 가격 변동 방향은 9억원을 기준으로 뚜렷하게 갈렸다. 9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는 이 기간 가격이 0.81% 떨어졌지만,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오히려 0.50% 오른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고가 주택 시장이 9ㆍ13 대책에 따른 담보대출 제한과 보유세 인상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송파(-0.19%)의 가격 하락폭이 가장 컸다. 거래가 실종됐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송파에선 14억3,000만~14억8,000만원(전용면적 82㎡ 기준)이던 신천동 장미1차 아파트 가격이 한 주 새 2,500만~5,000만원 하락했다. 이어 강남(-0.15%) 마포(-0.09%) 서초(-0.05%) 강동(-0.04%) 도봉(-0.03%) 순으로 낙폭이 컸다. 강남의 경우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가격이 1억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종로(0.08%), 중랑(0.03%)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역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종로는 창신동 두산아파트가 전주보다 1,000만원 올랐고 중랑은 면목동 두산4차가 500만원 상승했다.
신도시(-0.07%)와 경기ㆍ인천(-0.02%)의 아파트 매매가도 낙폭을 키우며 동반하락 했다. 신도시는 위례(-0.27%) 분당(-0.11%) 동탄(-0.11%) 김포한강(-0.07%) 순으로 많이 떨어졌다.
수도권 전세시장 약세도 이어졌다. 서울 전세가격은 0.16% 내리며 지난주(-0.10%)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강남(-0.41%) 성북(-0.37%) 동작(-0.36%) 관악(-0.32%) 등이 전셋값 하락을 주도했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도 약세가 지속되며 각각 0.12%, 0.07% 떨어졌다. 김 팀장은 “공시가격의 대폭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집값 상승 동력이 더욱 약화됐다”며 “당분간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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