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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5G는 다양성의 기술… 중소기업에 기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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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5G는 다양성의 기술… 중소기업에 기회 될 것”

입력
2019.01.28 15:15
수정
2019.01.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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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 인터뷰

김태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래이동통신본부장
김태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래이동통신본부장

4G(4세대 통신) LTE 시대가 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5G 시대다. 한국이 올 3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5G 기술이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5G에 대한 우리의 인식 수준은 아직 오지처럼 척박하기 그지 없다. 지난 10일 경기 과천시민회관에서 만난 김태중(50)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이동통신본부장은 5G의 특징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여러 기술과 융합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기공학(연세대) 박사인 김 본부장은 2000년대 초반 한 통신벤처기업의 수석연구원을 거쳐 2006년부터 ETRI에 몸을 담고 있다. ETRI는 정보, 통신, 전자 분야의 연구 개발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아래는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_5G란 무엇인가.

“유엔 산하의 전문기구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10년에 한 번 꼴로 이동통신 기술의 표준을 제시한다. ITU에서는 3세대 이동통신 표준 규격으로 ‘IMT-2000’를 정의했고, 4세대 이동통신 표준규격으로 ‘IMT-Advanced’을 정의했다. 2020년을 목표로 새로운 이동통신 표쥰 규격으로 ‘IMT-2020’을 정의할 예정이다. 이는 5세대(Generation) 이동통신으로,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5G’로 부르고 있다.”

_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흔히 ‘카폰’이라 부르는 아날로그 이동통신 전화가 1G다. 사람 음성을 주파수로 변조해(FM)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1G는 사용자가 늘어나면 주파수가 부족해져서 이동 중 전화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음성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형하고, 전송 방식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꾸게 됐는데 이게 2G다. 3G는 여기에 인터넷 등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추가했다. 흔히 LTE라 부르는 4G에서는 회선방식(Circuit) 전송을 패킷(Packet)방식으로 바꾸어 데이터 효율을 높인 것이다.”

_4G와 5G의 차이점은 뭔가.

“4G까지 통신업계는 ‘속도 전쟁’에 매진했다. 하지만, 5G는 속도뿐만 아니라 이전 이동통신 세대와는 다른 큰 변화를 추구한다.

먼저 5G는 접속 가능한 디바이스(개체) 수가 엄청나게 많아지는 상황을 대비한다. 이른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향한 준비다.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 간 연결을 핵심으로 하는 IoT 시대엔 데이터 전송을 요구하는 엄청난 개수의 센서가 필요하다. 4G에서도 몇 가지 방법을 통해서 사물인터넷에 대응하고 있지만, 수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 개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5G는 이를 획기적으로 보완한 기술이다.

또한, 이동통신은 유선통신에 비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통신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전파를 이용해 무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뢰성이나 시간지연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다. 5G의 목표는 ‘무선으로도 유선통신에 맞먹는 신뢰성과 시간지연의 품질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4G가 실패한 일을 5G로 해내겠다는 것이다.

5G는 4G에 비해 훨씬 높은 주파수 신호(28GHz)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려 관련 기술이 필요하다. 일단 주파수가 높아지면 전파의 이동 거리가 줄어들고, 방해물에 의해 전파가 도달하지 못하는 지역이 늘어난다. 같은 면적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기지국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기술들이 5G에 폭넓게 적용됐다.

TDD(Time Division Duplex) 방식으로의 전환도 필요하다. 이전까지 우리나라는 무선기기가 기지국으로 전파를 보내는 주파수와 기지국에게서 받는 주파수의 대역이 서로 다른 FDD(Frequency Division Duplex)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5G는 동일한 주파수를 시간에 따라 나눠서 사용하는 TDD 방식을 써야 한다. 중국 화웨이 같은 통신장비 업체가 5G 경쟁력이 강한 것은 중국에서는 일찍부터 TDD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_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기술력을 세계에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전 세계 이동통신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모든 항목에서 최고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론 확실히 1위다. 인프라, 단말, 서비스 등에서 2위와도 차가 많이 난다. 그러한 기술력이 결집되어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

김태중 ETRI 미래이동통신본부장
김태중 ETRI 미래이동통신본부장

_5G 기술력 확보는 왜 중요한가.

“이동통신은 파급 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다. 현대인들은 통신이 없으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 통신을 통해 이뤄지는 일이 너무 많아서다. 많은 관계 산업이 통신 분야에 편재돼 있기도 하다. 즉 통신기술의 경쟁력 확보는 타 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사회 현상을 고려할 때 이동통신 기술의 파급 효과는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통신기술은 철저히 ‘사용자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다. 국가의 목적은 국민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통신은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경쟁력이다. 즉 이동통신 기술의 최고 경쟁력은 국가가 국민에 베풀 수 있는 ‘최고의 복지’라는 이야기다.”

_5G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어떤 도움이 될까.

“5G는 단순한 데이터의 전송을 통한 서비스를 넘어서 폭넓은 버티컬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 공장과 같이 제조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5G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당장 5G만으로 이러한 생산성 향상을 보장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기획에서부터 유통, 생산, 마케팅 등 모든 과정이 결합해 포괄적으로 변화되어야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5G만으로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그 길이 5G로 인해 열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_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면 뭔가.

“진입장벽이 높다. 기존의 시스템을 5G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으로 대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관련) 기업들이 5G 기술이 들어오는 걸 ‘영역 침범’이라 생각하는 측면도 있다. 데이터 보안 문제도 있다. ‘불량률’처럼 공장 데이터의 대부분은 민감한 내용이라 무선으로 바꿨을 때 (해킹 등) 피해를 염려한다.”

_바람직한 대‧중소기업 5G 생태계는 뭘까.

“다가오는 5G 시대에는 중소기업들이 이동통신 네트워크 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물론 중소기업 혼자서는 쉽지 않다. (대기업 등과) 상생이 가능한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와 R&D(연구개발)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5G는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여러 방면에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 카트에 각종 센서를 추가하고, 상품진열대에도 각종 통신 모듈을 넣어서, 고객들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수집되는 데이터를 통해 기업들은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어떨까. 중소기업이 각종 센서와 통신모듈들의 기지국 역할을 할 소형기지국을 만들어 납품하는 것이다. 이런 (틈새) 시장을 노리는 게 중소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_4차 산업혁명에서 5G 기술은 어떤 역할을 할까.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는 어쨌든 5G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다. 조금 과장된 느낌이다. ‘4차 산업혁명의 출발선에 있다’는 정도가 더 편안하게 들린다. 혁명은 돌이켜 봤을 때 정말 혁명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은 것 같다. 하나 확실한 건, 4차 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이며, 5G는 혁명에 반드시 필요한 수단으로 쓰일 거란 점이다.”

_6G는 어떤 모습일까.

“먼저 주파수가 기존보다 월등히 올라갈 것 같다. 전송 속도를 더욱 더 높이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정확성도 높여야 한다. 5G는 시간 지연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문제는 지연은 줄었지만, 시간 지연의 변화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6G에서는 시간 지연의 감소 및 신뢰성의 향상도 중요하지만, 시간 지연의 정확성과 신뢰성의 향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인공위성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다. 6G는 하늘, 바다 등 전 지구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태평양 복판에서도 휴대폰이 터져야 한다는 소리다. 그러려면 위성 통신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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