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받아 국민연금 납부
구직급여 수급자의 48% 신청
도입 2년 만에 3배 이상 늘어
실업기간 중에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국민연금을 납부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가 구직급여 수급자에게 국민연금 보험료를 지원하는 ‘실업크레딧’ 신청자가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다. 2026년이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로 진입하게 되는 만큼 노후대비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크레딧 신청자는 41만6,319명에 달했다.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의 48%가 이를 신청했다. 제도를 도입한 2016년에는 12만명에 불과했지만 2017년 36만명으로 3배 가량 늘었고, 지난해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연령별로는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이 38%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이어 40대(26%), 30대(22%) 순이었다. 실업크레딧은 고용보험에 가입해 구직급여를 받는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실직자에게 정부가 연금보험료의 75%를 지원하는 제도다. 25%는 본인이 내야 한다. 지원대상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1개월 이상 납부한 기록이 있는 국민연금 가입자다. 국민연금 지역가입자도 고용보험에 가입해 구직급여를 받는다면 수혜대상이다. 국민연금이 인정하는 소득의 상한선은 70만원이므로, 국가가 최대 52만5,000원을 내고 개인은 1만5,750원만 내면 가입기간 1개월이 추가된다. 다만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액이 6억원을 넘거나 연간 종합소득이 1,68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취업과 실업을 반복해 실직자가 여러 차례 실업크레딧을 이용할 경우라도 평생 최대 12개월까지만 보험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 실업크레딧 신청자가 40만명을 넘어선 이유는 지난해 1~9월 실업자(111만7,000명)가 최근 19년 사이 가장 많았다는 점과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어느정도 누그러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구직급여 신청자가 늘면서 이 제도 이용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폐업한 중소자영업자 등 저소득 국민연금 지역가입자에 대한 지원책은 정부가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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