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유럽 최대 유통회사 연합인 ‘유럽마케팅유통(EMD)’에 가입했다. 아시아 국가 유통기업으로는 처음이다. 유럽 제품을 저렴하게 들여올 수 있고, 국내 제조사의 유럽 수출길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파피콘 파노라마호텔에서 EMD와 회원가입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회원사들과 협력해 우수한 유럽 제품을 국내에 저렴하게 제공하겠다”고 홈플러스 측은 밝혔다. EMD는 한 국가에서 1개 유통사만 가입할 수 있다.
1989년 설립된 EMD는 독일 마칸트, 노르웨이 노르게스그루펜, 스페인 유로마디, 이탈리아 ESD, 네덜란드 슈퍼유니 등 20개 국가의 유통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회원사들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기준 2,010억유로(약 258조원)에 달한다. 월마트를 제외하면 세계 최대 규모다. EMD는 이 같은 구매력을 바탕으로, 유럽의 고품질 상품을 공동으로 대량 매입해 자국 소비자들에게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한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EMD 회원기업끼리는 일대일 협업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해외 인기 브랜드 상품에 대해 회원사들과 개별 협의해 먼저 들여오는 게 가능하다. 국내 제조사들의 유럽 수출 길도 확대될 것으로 홈플러스는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제조사들은 유럽과 오세아니아에 분포한 EMD 소속 13만여 개 매장에서 제품 판매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우선 시리얼과 배터리, 맥주, 냉동 감자튀김, 치즈, 파스타, 캔 옥수수 상품의 공동 주문생산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글로벌 구매 채널을 확대하고 국내 협력사들의 유럽 진출을 도울 수 있도록 EMD와 긴밀하게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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