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창당 2주년” 페북 메시지… 공식활동 재개 나설 지 주목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4일 “2년 전 오늘은 바른정당을 창당한 날”이라며 “바른정당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지만 창당정신은 그대로 남아있고 그 생각은 여전히 소중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공식활동을 자제하던 중에 나온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당권 장악이 유력시되는 상황과 맞물리며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2년 전 오늘은)‘보수가 바로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는 신념 하나로 개혁보수의 깃발을 세웠던 날”이라며 “죽음의 계곡 속에서 모진 풍파를 맞고 있지만 아직도 함께 하는 동지들이 그 꿈과 의지를 버리지 않는다면 언젠가 꼭 희망의 새봄이 올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른정당을 사랑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고 그 사랑에 보답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2017년 1월 24일,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의 기치를 걸고 출범한 바른정당은 지난해 2월 13일 국민의당과 통합하며 바른미래당이 됐다. 때문에 지난해 1월 24일 진행된 창당 1주년 기념식은 바른정당의 처음이자 마지막 창당행사였다.
지난 2년은 그의 언급처럼 ‘죽음의 계곡’, ‘모진 풍파’에 비견될 정도로 순탄치 않은 세월이었다. 현역 의원 33명으로 출발한 바른정당은 19대 대선을 전후해 탈당이 거듭되면서 바른미래당 출범 당시 9명으로 줄었고 지난달 이학재 의원마저 한국당에 복당하면서 바른미래당(29석) 내 바른정당 출신은 8명에 그치게 됐다.
유 전 대표는 특히 당 통합 과정에서 측근 김세연 의원의 탈당에 “다른 누구보다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에서도 1석도 얻지 못하면서 공동대표직을 던져야 했고, 8월에는 당 사무처 인력 구조조정으로 그가 아끼던 바른정당 출신 당직자 17명을 떠나 보내야 했다.
설상가상 박 전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내 ‘탄핵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황 전 총리가 한국당에 입당, 당권도전이 유력시되면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그가 어떤 식으로든 한국당과 손잡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관측도 빗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때문에 이날 언급한 ‘희망의 새봄’을 그의 행보와 연결 지으며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에 남아 개혁보수 행보를 이어간다는 관측도 그 중 하나다. 유 전 대표는 다음달 예정된 당 연찬회 참석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유 전 대표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바른미래당 창당 책임이 있는 당사자로 연찬회에서 의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당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유 전 대표는 옛 국민의당과 합친 바른미래당이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것에 여전히 문제의식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말 대학 강연에서도 “제가 생각하는 개혁보수와 바른미래당이 가는 방향이 조금 맞지 않다는 괴로움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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