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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도 환전… 정맥 인증으로 출금… 똑똑해진 A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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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도 환전… 정맥 인증으로 출금… 똑똑해진 ATM

입력
2019.02.01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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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럽 유로화 3개 통화 환전이 가능한 '멀티 외화 ATM'기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럽 유로화 3개 통화 환전이 가능한 '멀티 외화 ATM'기

지난 22일 공항철도와 지하철 2호선이 교차하는 홍대입구역 환승통로. 중국 여행을 가기 위해 이동 중이던 직장인 유모(34)씨가 국민은행의 ‘멀티 외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다가갔다. 그는 그 자리에서 100만원을 위안화로 환전했다. 고객이 입출금계좌가 연계된 체크카드를 넣고, 환전 액수(100만원)를 지정하면 당일 환율이 적용돼 위안화로 출금되는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3개국 통화(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유럽 유로화) 출금이 가능한 ‘멀티외화 ATM’을 이 곳에 설치했다. 여행을 급하게 준비하느라 미처 환전을 못했던 김씨는 “달러 환전 기능은 봤지만 위안화 환전 ATM은 처음 봤다”며 “환율우대 혜택도 누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은행 ATM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터넷ㆍ모바일 뱅킹 확산으로 단순 입출금 기능에 치우친 ATM은 줄고 있지만, 은행 영업점에서만 가능했던 멀티 외화 환전, 정맥 인증, 카드ㆍ통장 발급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고기능 ATM’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은행의 비용 절감 노력과 주 52시간 도입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도 환전, 시선까지 읽는 ATM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체크카드ㆍ통장ㆍ증명서 발급, 손바닥 정맥 본인인증 등이 가능한 STM(Smart Teller Machine)을 지난해 8월 전국 28곳에 도입한 데 이어, 올해 100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STM은 상담원이 STM에 부착된 전화기와 화면을 통해 고객과 연결돼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통장발급 등이 가능하다. 지점에서 10여명 직원이 하던 일을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또 외국인도 즉석 환전이 가능한 ATM 도입도 추진 중이다. 통상 달러화를 갖고 국내 여행을 온 외국인이 원화가 필요할 때 은행 지점을 방문해 국내에서 발급된 카드나 여권 등을 통해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늦은 오후나 밤, 새벽 등 은행 지점 영업시간 외에 급히 돈이 필요하면 외국인은 불편함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ATM에 여권 스캔 기능을 추가해 본인 여부만 확인되면 환전이 가능한 ATM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손바닥정맥 본인 인증 등을 통해 펀드 가입 등 창구 업무의 90%에 해당하는 117가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 48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2015년 12월 국내 최초로 24대를 도입한 이후 계속 늘려왔다. 고객이 ATM 화면에서 원하는 업무를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난달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시선추적 기술 적용 ATM(Eye-Tracking ATM)’까지 개발했다. 신한은행은 “예금 입ㆍ출금, 계좌이체ㆍ송금, 예금조회 등 ATM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화면 터치 없이 눈의 움직임 만으로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며 “기술을 정교화하고, 고객 수요 파악 등의 절차를 거쳐 상용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2016년 처음 도입한 ‘디지털 키오스크’를 48대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 주요시중은행 ATM 현황 - 송정근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주요시중은행 ATM 현황 - 송정근기자

 ◇고기능 ATM 도입 바람 확산 

그간 고기능 ATM을 도입하지 않았던 은행들도 최근엔 적극 나서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ATM 기능 고도화를 위해 지난해 9월 전담팀(TFT)을 구성, 올해 생체인증, 통장ㆍ카드 발급 등이 가능한 디지털 키오스크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STM이나 디지털 키오스크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입출금, 송금 등 단순 업무만 가능한 기존의 일반 ATM이 갈수록 감소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개 시중은행 ATM기는 2015년말 3만4,683대에서 지난해 6월 3만265대로 약 13% 감소했다.

이는 비용 절감을 위한 디지털 전환의 일환이란 분석과 함께 본격적인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창구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ATM이 단순 업무를 대부분 처리하게 되면 창구 직원들은 대출 심사, 상품 판매 등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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