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내년까지 10만명대 중후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24일 이같은 내용의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종전 발표치(2.7%)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재정지출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 점은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는 요인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건설투자 부진 심화 등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하방 요인이 더 컸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이환석 조사국장은 “올해 우리 경제는 확장적 재정 정책이 뒷받침된 가운데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처음 내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내년 성장률도 올해와 같은 수준을 보일 걸로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한은 예측치와 부합한다면 한국 경제는 2012년(2.3%) 이래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게 된다. 또 지난해(2.7%)에 이어 3년 연속 2%대 성장에 머물면서 저성장 기조 고착화 우려도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부문별로 보면 고용은 지난해보단 낫지만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전년동월 대비)은 올해 14만명, 내년 17만명으로 예측됐다. 고용 사정 개선 요인으론 정부의 일자리ㆍ소득 지원 정책,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꼽혔다. 다만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제조업 업황 부진이 지속되며 일자리 증가를 제한할 걸로 한은은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2.6% 증가하며 지난해(+2.8%)의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걸로 점쳐졌다.
지난해 역성장(-1.7%)했던 설비투자는 올해 2.0% 상승 전환할 전망이다. 다만 직전 전망치(2.5%)보다는 대폭 하향조정됐다. 이 국장은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지난해 하반기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전망치를 낮춘 요인”이라며 “다만 반도체 경기가 올해 하반기 재차 회복되며 설비투자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지난해(-4.0%)에 이어 올해도 3.2%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은 지난해(3.9%)보다 저조한 3.1%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했던 반도체 수출의 부진 영향이다. 하지만 한은은 반도체 수출이 가격 하락에도 물량 증가세는 유지하면서 하반기엔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 걸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불황으로 고전하던 선박 수출도 하반기엔 나아질 전망이다. 한은은 저유가 효과까지 감안할 때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직전 전망치(620억달러)보다 높은 690억달러를 기록할 걸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로 직전 전망치(1.7%)보다 대폭 낮아졌다. 한은이 유가가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정부 복지정책이 관련 품목 물가 인상을 억제할 걸로 내다본 까닭이다. 전월세 가격 안정화도 저물가 전망 요인으로 꼽혔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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