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전년보다 판매를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2조원대에 그치는 등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엔 2.0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2018년 연간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콘퍼런스콜을 갖고 지난해 매출액이 97조2,51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보다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저 수준인 2조4,222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순손실로 2010년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는데 환율 여건 악화와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현대로템이 지난해 4분기 2,129억원 영업적자를 냈고, 중국 합작법인(베이징현대) 지분법 평가(1,000억원 손실) 등 관계사의 자산재평가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2017년보다 1.8% 증가한 458만9,199대를 팔았다. 내수에선 그랜저(11만3,101대)와 싼타페(10만7,202대)가 각각 판매 1, 2위를 차지하는 등 전년 대비 4.7% 증가한 72만1,07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해외시장에서도 유럽과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신흥 시장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386만8,121대를 팔았다.
그런데도 지난해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7.1%나 줄었고,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보다 2.2%포인트 하락한 2.5%에 그쳤다. 많이 팔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한 것이다.
현대차는 실적 하락 원인으로 △원화 강세 △글로벌 자동차 저성장 △하반기 집중된 신차 출시로 인한 마케팅비용 증가 △북미 지역 등의 재고 소진을 위한 할인판매 등을 지목했다.
현대차는 올해도 통상 환경을 둘러싼 악재들이 이어지겠지만, 신형 쏘나타, 제네시스 GV80 등 6종의 신차를 출시하며 실적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높은 품질과 상품성을 갖춘 신차를 출시해 미국 중국 등 주력시장의 판매를 정상화하고,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일 계획”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과 신규 디자인이 적용된 신차들이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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