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 노선도 환경부 문턱서 제동
시민단체, 30일 시민궐기대회 대회

30년 넘은 숙원 사업인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 착공 시점이 불투명해지자 속초시민이 단단히 화가 났다.
속초시의회와 시 번영회 등은 30일 오후 2시 속초문화회관에서 범시민 궐기대회를 갖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환경부가 최근 세 차례나 강원도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하면서 착공 시점이 미뤄지게 된 데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국지도 56호선 미시령터널 아래로 터널(9.2㎞)을 뚫어 통과하는 노선에 대해 입지 타당성 등 문제를 들어 강원도에 보완을 요구했다. 백두대간보호지역과 국립공원 구역, 생태ㆍ자연도 1등급 권역 등을 지나거나 인접했다는 이유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환경부는 앞서 2017년 이후 강원도가 기본계획 노선 등에서 제시한 설악산 관통 및 우회 노선을 자연보존지구 침해와 군사보호구역이라는 이유를 들어 두 차례 모두 반려했다.
이로 인해 강원도가 네 번째 대안노선을 찾는데 필요한 물리적 시간은 물론 사업비도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자 속초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시 번영회 등은 “미시령 하부 지하노선 외 대안이 없음에도 환경부가 계속 제동을 거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와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설 연휴 뒤 상경집회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춘천에서 화천, 양구, 인제를 지나 속초가 종착역인 동서고속철도(92.52㎞)는 2016년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이 확정됐다. 특히 춘천을 제외한 4개 시군 입장에선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으로 놓이는 철도 노선이다.
예정대로 2024년 개통되면 서울에서 속초를 70분대에 연결, 설악권 재도약은 물론 낙후된 영서 내륙의 발전을 위한 핵심교통망이란 기대가 크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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