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자극ㆍ어지러움 위험 있어 주의해야
프라모델을 조립하던 이 모(6)군은 바닥에 세워뒀던 접착제 용기를 넘어뜨려 다리에 내용물을 쏟았다. 이 군은 접착제에 포함된 독성 물질 때문에 화학화상을 입고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시판 중인 프라모델 전용 접착제 넷 중 하나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검출됐다. 검출된 화학물질은 피부에 닿을 경우 갈라지거나 붉은 반점이 생길 수 있고, 흡입할 경우에는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되는 프라모델용 접착제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안정성 및 표시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중 5개 제품(25%)에서 안전기준 이상의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 앨머스 프라모델 접착제와 이타델리 리퀴드 시멘트 등 두 제품에서는 독성 및 폭발성이 강해 ‘사고대비물질’로 분류되는 메틸에틸케톤이 기준치(25만㎎/㎏) 이상 검출됐다. 이 물질은 피부에 닿을 경우 자극이나 홍반(붉은 반점),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고 흡입시에는 두통이나 어지러움, 무기력증, 경련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혼수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GS하비 수지접착제는 피부 갈라짐,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톨루엔이 기준치(5,000㎎/㎏)의 60배에 달하는 30만2,556㎎/㎏ 검출됐으며 돌하우스 웨딩 조립세트에 들어있는 UFO접착제는 아세트알데하이드, 드림박스 숲속 조립세트의 접착제인 미니어쳐세트는 폼알데하이드 함량이 기준을 초과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접착제에 독성 물질이 들어있는지를 알기 쉽지 않다. 조사 대상 20개 제품 중 18개가 접착제 성분이나 사용상 주의사항 등 기본적인 표시 사항조차 제대로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라모델 접착제가 튀어 눈이나 피부에 손상을 입은 사례는 꾸준히 발생한다. 2014년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접착제 관련 위해 사례는 266건에 달한다. 10대 미만 어린이(41건)보다 30대(50건), 40대(37건)의 피해접수 사례가 더 많았다. 연령대와 상관 없이 프라모델 접착제를 이용하면 누구나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원은 유해물질 기준 초과 프라모델용 접착제 제조ㆍ수입업자에게 판매중지와 회수를 권고했고 해당 업체는 이를 회수하기로 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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