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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ㆍ대출 기능까지… 영역 넓히는 간편결제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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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ㆍ대출 기능까지… 영역 넓히는 간편결제 업체들

입력
2019.01.25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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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그래픽=신동준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그래픽=신동준 기자

‘1,174억원.’

하루에 우리나라에서 간편결제로 거래되는 평균 금액(2018년 2분기ㆍ한국은행)이다. 온라인 쇼핑 중 한 차례의 결제를 위해 각종 보안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며 속 끓이던 사람들은 이제 4자리 비밀번호나 지문인식으로 대금 지불에 1초도 안 걸리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지갑 대신 스마트폰을 내미는 게 일상이 됐다.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로 등장한 간편결제 서비스들은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뿐 아니라 카카오, 네이버 등 정보기술(IT) 업체, 신세계, 롯데 등 유통업체의 서비스까지 30여종에 달한다. 시장 초기 가입자 수와 편의 기능으로 경쟁하던 업체들은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범용성, 더 나아가 단순 결제 수단을 뛰어넘는 종합 금융 플랫폼 자리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쉽게 어디서나 쓸 수 있게

초반 시장 판도는 기존에 갖고 있던 플랫폼 역량으로 확 갈렸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한 삼성전자 ‘삼성페이’, 2,600만명의 포털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네이버의 ‘네이버페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등에 업은 ‘카카오페이’가 ‘톱3’로 우뚝 섰고, 벅스, 한게임 등 계열사 할인 혜택과 결제를 엮은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까지 4강 구도를 형성했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을 기존 신용카드 결제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로 오프라인 절대 강자가 됐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는 온라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페이코와 삼성페이가 손을 잡았다. 페이코는 삼성 MST 방식을 지원해 카드 결제기가 설치돼 있는 전국 270만개 가맹점을 단숨에 확보했고, 삼성페이도 NHN 덕에 신규 온라인 가맹점 10만곳을 추가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서였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QR코드 결제 방식을 도입하고 실물카드인 ‘카카오페이카드’를 출시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오프라인에선 아예 결제할 수 없었던 네이버페이도 정부의 제로페이 사업에 합류, 오프라인으로 발을 넓혔다. 서비스 범위가 넓어지면서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이용액은 2016년 11조8,000억원에서 2017년 39조9,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해외 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2017년 중국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109조위안(1경8,391조원)이다. PC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더 높고 신용카드 보급률이 10% 안팎에 불과한 특수한 환경 때문에 간편결제 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인도에선 화폐개혁으로 인한 현금부족 사태로 간편결제가 반사이익을 얻으며 2020년 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보스턴컨설팅그룹)도 나온다. 다만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인프라가 워낙 탄탄하고 결제할 때 카드를 건네는 행위에 익숙해 ‘지갑(카드)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 조금은 더딘 상태다.

◇결제 앱으로 대출ㆍ투자도

국내 오프라인 신용카드 결제 규모가 약 700조원(2016년 기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간편결제는 신용카드 결제의 일부를 대체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업체들이 찾은 돌파구는 금융 연계서비스다. 단순 결제 수단을 넘어 투자, 대출 등으로 기능을 넓히는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톡 안에서 1만원부터 투자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투자’를 선보였다. 투자 상품은 증권, 펀드 등 다양한데 가입자에게 중개할 상품을 선별하기 위해 별도 전문 심사인력을 채용했다. 페이코는 지난달 한화생명과 손잡고 소액대출 상품인 ‘한화생명 크레딧’을 출시했으며, 삼성전자도 삼성페이 앱에서 바로 펀드투자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일본 대표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을 활용해 일본에서 신용평가서비스, 무담보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라인 크레딧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금은 지불 결제 서비스가 중심이지만, 여기에서 발생한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예측해 사용자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자산관리 등 금융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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