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연기는 정말 반칙이다. 예고도 없이 이렇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으면 쓰나.
지난 23일 방송된 tvN ‘남자친구’에서는 차수현(송혜교)가 김진혁(박보검)의 엄마인 주연자(백지원)으로부터 아들과 헤어져 달라는 부탁을 받고 고민 끝에 김진혁에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극 중 긍정적이고 사려 깊은 성품의 김진혁을 연기하며 밝은 에너지를 발산해 왔던 박보검은 이날 이별을 맞이한 김진혁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차수현으로부터 “우리 헤어져요”라는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를 받은 뒤 순식간에 눈물을 머금은 채 무너지는 박보검의 압도적인 표정 연기는 지금껏 그가 보여준 적 없는 또 다른 감정선을 완벽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차수현의 이별 통보를 믿을 수 없다는 듯 “아니 왜 추억으로 살아요. 같이 추억 만들면서 살아야지. 아직도 해 주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얼마나 많은데 무슨 말이야”라고 애원하며 “그런데 왜 나를 버려”라는 한 마디와 함께 애처롭게 눈물을 흘리는 박보검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냈다.
차수현의 이별 통보 이유를 알게 된 뒤 그를 찾아가 “우리 집이, 당신 집이 다른 거 그게 이유가 될 수 없어요. 이러지 말아요, 제발. 나 당신 못 보내”라며 애원하듯 매달리는 박보검의 연기는 실제 이별을 보는 듯한 먹먹함을 자아냄과 함께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여기에 이어진 박보검의 연기는 그야 말로 압권이었다.
애원에도 불구하고 차수현이 떠난 뒤 혼자 남겨진 김진혁의 슬픔을 역대급 연기로 그려낸 것. 박보검은 슬픔을 토해내는 듯 한 울음을 터트리며 바닥에 주저앉으며 현실감 넘치는 이별의 아픔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또 길거리를 걸어가다 이별의 순간을 다시 한 번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는 박보검의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눈물짓게 만들 정도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이처럼 흐느끼며 우는 박보검의 연기는 이전까지 그가 보여준 적 없는 새로운 모습으로, 박보검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역대급 감정 연기로 포텐을 터트린 박보검이 앞으로 남은 1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짙은 여운을 남길지, 24일 방송될 ‘남자친구’의 마지막 회에 이목이 집중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