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와 유럽항공안전청 MOU
국내에서 생산한 소형 항공기 등 항공제품 유럽 수출이 보다 용이해질 전망이다. 유럽 최대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 헬리콥터 제작 공장도 한국에 설립된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유럽항공안전청(EASA)과 항공안전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토부와 EASA는 앞으로 △항공안전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교육ㆍ활동 교류 △워크숍ㆍ세미나 공동 개최 △기술 분야 인력 교환 업무 △항공안전정보 공유 등을 함께 추진한다. EASA는 유럽 32개국 항공안전 분야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항공안전 법체계 이행 지원, 항공제품 안전성 인증 등을 수행한다.
패트릭 키 EASA 청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유럽과 한국이 항공안전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 위한 큰 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EASA는 항공제품 판매 등을 위해 세계 90개국과 업무협정을 맺고 있는데, 한국과는 그 이상의 관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MOU 체결로 국내 소형 항공기와 항공기 엔진, 부품 등 유럽 수출이 보다 쉬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한국과 유럽에서 제작한 항공제품에 대한 기술인증 체계를 양쪽이 최대한 수용하기로 하면서 수출이 촉진되고 기술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보잉 등 미국 항공기 제작사에 항공기 부품을 수출하는 것이 용이해졌는데, 이번 MOU 체결로 소형 항공기 유럽 수출이나 에어버스에 항공기 부품을 납품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럽에 있는 에어버스 헬기 제작 공장 1곳을 한국으로 2021년까지 이전하는 계획도 공개됐다. 공장이 문을 열면 헬기 최종 조립과 시험 비행 등이 한국에서 이뤄지게 된다. 공장 운영은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에어버스가 합작 회사를 만들어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KAI와 에어버스는 2006년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 개발을 시작으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정책관은 “에어버스 헬기는 EASA로부터 모든 승인을 받아 제작되는데, 한국에 최종 조립 라인을 설립한다는 것은 국내 기술을 인정한 것”이라며 “헬기 1대를 제작하기 위해 300명 정도 인력이 필요한데, 헬기 제작이 늘어나는 만큼 고용도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MOU는 2017년 9월 EASA가 민간항공기 운항안전 정보 공유를 국토부에 제의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EASA는 북한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공역 안전 문제가 불거지자 운항안전 정보를 공유해달라고 국토부에 요청했다. 국토부는 이후 인력ㆍ기술 교류 등을 추가한 수정안을 내놨고 최근까지 협의를 거쳐 이날 MOU를 체결했다. 국토부는 안보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운항안전 정보를 EASA 측에 제공할 방침이다.
권용복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항공안전 분야에 대한 양 기관간 다양한 협력이 향후 가시적인 성과로 되돌아 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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