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수석실ㆍ국무총리실ㆍ감사원 참여
음주운전ㆍ골프접대 등 집중 감시
청와대가 공직사회 기강 해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공직기강협의체’를 결성하고 내부 단속에 나섰다. 일단은 지난해 청와대 직원 음주운전,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 비위 사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등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또 집권 3년차를 맞아 각종 개혁입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개혁에 저항하거나 복지부동하는 공직자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직접 총대를 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정수석실, 국무총리실, 감사원 등 3개 기관이 참여하는 공직기강협의체를 만들고 분기에 1회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특정 현안이 발생할 때는 수시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 주관으로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 감사원 특별조사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첫 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조 수석은 “정부 출범 3년 차를 맞아 최근 음주운전, 골프접대 등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기강 해이가 심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기강 해이가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무사안일로 이어진다면 정부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정책 사업의 추동력이 크게 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협의체 결성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첫 회의에서는 연중 공직기강 점검, 암행감찰, 기획감찰 등을 실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조 수석은 설명했다. 구체적인 활동 계획으로, 우선 국무총리실은 각 부처 감사부서와 합동으로 공직자들의 근무태도를 상시 점검하고, 연말연시나 명절 등 취약시기에는 특별점검을 하기로 했다. 서울ㆍ세종 분산근무 등을 비롯한 기강 해이 원인을 찾아 맞춤형 감찰도 하기로 했다.
감사원 특별조사국 등은 이른바 ‘윤창호법’ 제정 이후 음주운전 실태를 집중 감찰하고, 골프접대, 보안사고, 성비위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국민 불편을 야기하는 무사안일ㆍ소극적 업무행태와 기관이기주의, 채용비리ㆍ갑질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기획감찰도 벌이기로 했다.
조 수석은 “곧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할 민정수석실 공직감찰반 역시 중대비리를 정밀 감시하고, 적발된 비리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책임을 물음으로써 기강을 확실하게 세우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집권 3년차가 되면 공직사회 분위기가 느슨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청와대가 사정정국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군기를 잡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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