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대책위 광화문광장서 단식농성 돌입
지난달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 점검 도중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빈소가 서울에 마련됐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던 김씨의 시신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오전 충남 태안 한국서부발전 앞에서 1차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의 시신과 함께 이동해 낮 12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오후 4시쯤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한 이들은 고 김용균씨 시민 분향소 앞에서 ‘공동대표단 6인의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태안에서 세종으로, 세종에서 다시 서울로, 칠 백리 눈물길을 고인과 함께 왔다”며 “대표단의 단식농성은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한 가슴 아픈 선택”이라고 밝혔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엔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참석했다. 김씨는 “용균이를 데리고 여기 오기 전까지 모든 것이 잘 해결되길 바랐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며 “용균이의 동료들이 더는 죽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8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던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도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나섰다. 김 지회장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자는 당연하고 상식적 요구가 44일 동안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채 오늘까지 오게 됐다는 현실이 잔인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비정규직 제로의 시대는 대체 언제쯤 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대책위와 김미숙씨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행진했다. 오후 7시부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고, 오는 27일엔 서울 광화문에서 6차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해 정부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발전소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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