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동화 ‘메리 포핀스’를 읽으면 마치 다른 세상을 탐험하는 느낌이었어요.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캐릭터라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에게도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어린 시절 누구나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상상을 한 번쯤 해 봤을 것이다. 디즈니 뮤지컬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2월 14일 개봉)에서 그 꿈을 이룬 영국배우 에밀리 블런트는 23일 서울 성동구 한 멀티플렉스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선망하는 아이콘 같은 존재인 메리 포핀스를 연기할 수 있어 무척 기뻤다”며 웃음 지었다.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아내를 잃은 마이클(벤 위쇼)과 엄마를 그리워하는 세 아이에게 보모 메리 포핀스(에밀리 블런트)가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메리 포핀스는 사랑스러운 마법으로 아이들에게 환상 모험을 선물하고, 삶에 힘겨워하는 어른들을 동심으로 위로한다. 1964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배우 줄리 앤드류스가 주연을 맡아 영화화됐던 ‘메리 포핀스’의 속편이다. 여행가방을 한 손에 든 채 우산을 타고 날아가는 메리 포핀스의 모습은 이 작품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블런트는 원작 소설과 영화를 다시 보며 메리 포핀스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메리 포핀스는 깐깐하고 엄격하지만 따뜻한 마음씨와 연민을 품고 있어요.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와 일상을 마법으로 가득 채워 놓고 우아하게 떠나지요. 그는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도 바라지 않아요. 정말 멋있는 사람이에요.”
블런트는 수준급 노래와 춤도 선보인다. 노래는 캐스팅 직후부터 1년간 연습했고, 촬영에 앞서 9주간 안무를 익혔다고 한다. 제작진은 이 영화를 위해 9곡을 새로 만들었다. 블런트는 그중에서 ‘캔 유 이매진 댓(Can You Imagine That)’이라는 곡을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했다. 메리 포핀스가 아이들을 목욕시키다 욕조를 통로 삼아 바닷속 환상 모험을 떠나는 장면에 흘러나오는 노래다. 블런트는 “원작 영화에서 줄리 앤드류스가 환상적으로 소화했던 장면이라 부담이 컸다”며 “원작을 존경하지만 나만의 감성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블런트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를 비롯해 ‘댄 인 러브’(2008) ‘숲속으로’(2014)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 등 다양한 영화로 한국 관객에게도 친숙하다. 그는 “지금까지 모든 출연작과 캐릭터를 분명한 신념과 원칙을 갖고 선택해 왔다”며 “지난 경험을 통해 얻은 용기가 있었기에 메리 포핀스 같은 역할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블런트는 “‘메리 포핀스 리턴즈’를 촬영하는 매일 매일이 마법 같았다”며 한국 관객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저희 아버지는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셨어요. 극장에 어른으로 들어갔다가 아이가 돼 나왔다는 이야기도 들었죠.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을 위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삶에 힘겨워하는 어른들을 위해 메리 포핀스가 돌아왔어요. 온 가족에게 사랑과 행복을 전하고 싶어요.”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