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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TV시청 딱 좋은 밤10시 킥 오프, 우연이 아니었네

입력
2019.01.22 17:02
수정
2019.01.2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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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중계권 수익 극대화 전략, 현지 오후 3~6시 경기 편성

동아시아 국가는 프라임 타임… 중동팬 숙소이동·관광 편리

일 오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황의조가 패널티킥으로 득점하자 황희찬 등이 축하해주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일 오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황의조가 패널티킥으로 득점하자 황희찬 등이 축하해주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한국 경기는 대체로 결승까지 국내 축구팬들이 시청하기에 큰 무리 없는 시간대인 오후 8시~11시에 시작한다. 개최지 아랍에미리트(UAE) 시간으로 따져보면 현지인들의 업무가 끝나지 않은 오후 3시~6시 시작하는 경기로, 주말이 아니고서야 현지 관중은 직접 찾기 어려운 일정이다.

AFC가 현장 관중동원에 다소 무심하다고 볼 수 있는 일정이지만, 여기엔 중동 관중들의 ‘직관(직접 관전)’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동아시아 시청자들의 ‘집관(집에서 관전)’ 시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AFC의 세심한 계산이 깔려있다. AFC 한 관계자는 22일 “동아시아 주요국 경기를 현지 기준으로 낮 시간에 편성한 건, 동아시아 중계권사의 수익 극대화를 고려한 편성”이라고 설명했다.

축구열기가 강한 중동 국가 관중들은 주로 직접 UAE로 건너와 ‘직관’하는 이들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이른 시간 경기를 치르면 숙소 이동과 저녁 여행 등이 수월하다. 한편 상대적으로 UAE를 직접 찾기 어려운 한국ㆍ일본(5시간) 및 중국(4시간) 축구팬들은 이른바 ‘프라임 타임’에 경기를 볼 수 있다. 시청률에 따라 스폰서 노출빈도가 좌지우지되는 만큼 AFC에게 낮 경기 편성은 중계권 판매 및 스폰서 유치를 위한 전략인 셈이다.

실제 현지시간 기준으로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12일 오전 1시)만 오후 8시 경기로 치른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만 들여다 봐도 ‘대낮 축구’ 경제학은 쉽게 설명된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종합편성채널 JTBC를 통해 한국시간 새벽 1시에 중계된 키르기스스탄전 시청률은 6.96%였다. 반면 오후 10시 30분(현지시각 오후 5시 30분)에 시작한 필리핀과 1차전(15.6%), 중국과 3차전(16.795%) 시청률은 키르기스스탄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웃돌았다. 한국보다 더 큰 축구시장으로 평가되는 중국과 일본 시청자들은 한국-키르기스스탄전처럼 새벽 시간에 뜬 눈으로 축구 볼 일이 아예 없다. AFC가 조별리그 모든 경기를 현지시간으로 오후 3시~5시30분에 시작하도록 편성하면서다.

AFC의 이런 계산은 각 16강 이후 토너먼트 대진에도 치밀하게 반영됐다. 한국, 중국, 일본이 배정될 것이 유력한 16강과 8강 대진은 모두 현지시간 오후 3시 또는 5시에 편성됐다. 이에 따라 한국 시청자들은 16강 바레인전은 오후 10시에 시청하고, 이길 경우 24일 8강전도 오후 10시에 볼 수 있다. 그 대신 개최국 UAE에 대한 배려는 확실하다. AFC는 UAE가 개막전을 포함한 조별리그 3경기 모두 현지 시간으로 오후 8시에 치르고, 16강과 8강도 마찬가지로 오후 8시에 치를 수 있도록 대진을 편성했다.

다만 어느 팀이 오를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준결승 2경기와 결승은 모두 현지시간으로 오후 6시(한국시간 11시)에 치른다. 중동국가 ‘직관파’와 동아시아 ‘집관파’를 아우르며 입장수익과 중계권사 수익을 모두 높일 수 있는 묘수라고 볼 수 있다.

두바이=김형준 기자mediaboy@hankookl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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