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다섯 번째 시즌이다. 류덕환이 OCN ‘신의 퀴즈’ 속 한진우로 또 한 번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마쳤다.
2010년 ‘신의 퀴즈’ 시즌 1을 시작으로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진우와 함께 해 오고 있는 류덕환은 “이번에도 잘 살았다는 마음이 먼저 든다”며 또 한 번의 시즌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신의 퀴즈’가 다른 작품과 다를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작품은 ‘잘 끝났다. 수고했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데, 이 작품은 ‘이번에도 잘 살았다’ 하는 마음이 먼저 들더라고요.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이제는 ‘신의 퀴즈’ 팬 분들과도 하나의 공동체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다 같이 뭔가 또 한 번 잘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2014년 시즌4 종영 이후 4년 만에 ‘신의 퀴즈’의 새 시즌으로 돌아온 류덕환은 “새 시즌에 대한 부담감은 크지 않았다”고 답했다.
“저는 다음 시즌이 얼마간의 간격을 두고 하든 큰 부담감은 없어요. 준면 누나나 주희 누나는 ‘다시 만나서 너무 반갑고 감개무량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저는 사실 그런 마음이 크진 않았어요. ‘언젠간 또 만날 사람들이었다’는, 돌아올 거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부담감이 크지 않았던 건 ‘신의 퀴즈’라는 작품이 저 하나만 바라보고 가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었죠. 드라마의 화자가 한진우이긴 하지만, 사실 ‘신의 퀴즈’는 매 회 다른 이야기와 인물, 사건들이 종합적으로 나오는 작품이니까요. 한진우라는 친구를 연기해야 하는 입장으로서 그런 부담감을 가질 시간조차 없기도 했고요.”
다섯 번째 시즌 ‘신의 퀴즈:리부트’는 역대 ‘신의 퀴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인 2.7%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그러나 4년 간 새 시즌을 기다려 온 팬들의 염원을 감안했을 땐 다소 아쉬운 수치다. 그러나 류덕환은 이 같은 시청률에 대해 의연한 대답을 전했다.
“저는 항상 (시청률에) 만족했어요. 매번 잘 증가하고 있었던 것 같고, 이전까지 시청률에 대한 감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앞서 ‘신의 퀴즈’가 1%대 시청률을 기록했을 때도 만족했는데, 이후 다른 작품에서 10%대 시청률을 넘겨보고는 깜짝 놀랐었죠. 아직까지도 시청률을 잘 모르는 탓에 이번 작품도 저에게는 만족스럽지만, 사실 그보다 더 신기했던 건 저희 작품을 다양한 연령대에서 봐주신다는 거였어요. 같은 동네 주민 분들이 ‘신의 퀴즈’를 보고 저를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우리 드라마가 장르물에 국한 됐다기 보다는 그 안에서 다양한 시청자 분들을 통한 관계 형성이 되고 있구나 싶어 좋았죠.”
이제 갓 새 시즌을 끝낸 류덕환에게 조심스럽게 ‘신의 퀴즈’ 여섯 번째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저희도 매일 다음 시즌에 대해 이야기해요.(웃음) 시즌 2 때는 마지막 촬영 이틀 전부터 시즌 3 이야기를 하곤 했었죠. 매번 그랬어요. 사실 한진우는 제가 감당하기 힘든 캐릭터라 저는 매번 ‘신의 퀴즈’ 촬영을 끝내고 나면 일부러 ‘다신 안한다’고 말하고 다니곤 해요. 이 감정 소모나 인물이 겪는 이야기들이 너무 크고 버겁거든요. 그래서 끝나고 나면 ‘다신 보기 싫다, 하기 싫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하는데, 이제 시즌5까지 온 이상 어쩌겠어요. 이제 와서 더 이상 하네 마네 이야기 하는 게 무의미한 것 같아요.(웃음)”
이어 류덕환은 다음 시즌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덧붙였다.
“‘신의 퀴즈’를 계속 하는 건 정말 감사한 마음이고, 꾸준히 계속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고 싶어요. 캐릭터를 놓치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고요. 그런데 모든 여건들을 현실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모두가 재미있게 봤다는 것만으로는 쉽게 돌아오기 힘든 상황이에요. 뒷이야기를 하더라도 한진우라는 인물이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들이 한정돼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다음 시즌이 어떻게 될 진 아직 모르지만,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갈지는 고민해 봐야 할 지점이 아닐까요.”
지난해 JTBC ‘미스 함무라비’에 이어 올해 ‘신의 퀴즈:리부트’까지 열일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류덕환은 차기작인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통해 빠르게 시청자 곁을 다시 찾을 예정이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도 그냥 재미있어서 하게 됐어요. 전역 이후에 다작을 하는 이유요? 사실 스스로 마음가짐을 바꾼 까닭도 있어요. 예전에는 제가 좋아하고 잘 할 것 같은 작품을 선택해서 그걸 관객들에게 ‘봐 달라’고 강요했었더라면, 전역 이후에는 그들이 원하는 것도 내가 들어봐 줄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 선택이 곧 저를 위한 선택인 것 같기도 했고요. 이제는 팬 분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그런 면에서 최적화 된 장르가 드라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미스 함무라비’를 선택했었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서 제가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제는 일을 끝내고 쉬는 게 행복은 아니지 않나 싶어요.”
차기작을 통한 새로운 도전을 예고한 류덕환이 또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할지, 그의 행보에 기대감이 모인다.
“제가 새롭게 맡게 된 캐릭터는 선과 악이 명확한 인물들 사이 가장 미스터리 한 인물이에요. 저 역시도 궁금증이 큰 인물이고, 처음으로 이런 역할에 도전하는 터라 지금부터 생각을 많이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기대해 주셨으면 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