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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③]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터닝 포인트 이후의 빅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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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③]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터닝 포인트 이후의 빅스 혁

입력
2019.01.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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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 혁.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빅스 혁.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이그룹 빅스 멤버 혁이 타고난 자존감과 함께 끊임없이 한계를 부수고 있다.

빅스 혁은 지난 12일 자작곡이자 첫 솔로 디지털 싱글 '보이 위드 어 스타(Boy with a star)'를 발표했다. '보이 위드 어 스타'는 혁의 노력을 알아주듯 국내 음원 사이트 지니 20위권, 미국 아이튠즈 K-POP 차트 10위권을 기록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고, 혁은 올해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혁이 '보이 위드 어 스타'와 그 성과를 완성해내기까지 7년의 노력을 직접 들어봤다.

한국일보(이하 HI): 빅스로 데뷔한지 7년 만에 처음 음원으로 선보인 솔로곡이에요. 지난해 빅스 레오는 솔로 앨범과 콘서트, 라비는 유럽 투어를 진행할 정도로 여섯 멤버가 솔로 활동에서도 인상적인 음악을 보여주고 있는데, 빅스 멤버들로부터 어떤 자극을 받았나요? 4년 전 라비와의 '메모리'처럼 멤버 간의 컬래버레이션 계획은 없나요?

혁: 빅스 멤버 형들을 보면 다방면으로 타고난 걸 무시하지 못한다는 걸 느껴요. 어떻게 보면 저와는 색깔이 다른 것이고, 또 다르게 보면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형들이 있어서 제가 더 많이 성장해야 할 이유와 명분이 있었습니다. 또 제가 성장하는 만큼 형들도 더 대단한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데뷔 8년차가 된 만큼 저희 멤버들끼리도 빅스와 별빛(팬클럽명) 분들의 관계처럼 서로의 자부심이자 자긍심이 되고 싶어요. 제가 더 어마어마한 사람이 되어서 멤버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 때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할 만한 용기가 생길 것 같아요. 그러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은 서로, 각자 올라갈 길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빅스 혁.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빅스 혁.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HI: 그동안 보여준 결과물, 그 중에서 음악적인 콘텐츠만 봐도 '성장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과언이 아닌데요. 직접 생각하는 성장의 중요한 분기점들이 있나요?

혁: 지난 시간이라 말씀드리면, 사실 데뷔 초부터 2년 전 쯤까지는 스스로 '무대 위에서 형들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닐까? 내가 팀에 방해가 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저의 기준치가 형들에 비해 미달이었던 것 같아요. 그 죄책감과 아쉬움을 없애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스케줄이 늦게 끝나거나 가끔 쉬는 날이 생겨도 365일 내내 연습실에 출근하는 식으로요. 이런 과정에 제가 조금씩 발전하는 걸 알아주시고 믿어주시는 팬 분들, 저를 응원해주시는 주변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더 꾸준히 노력할 수 있었어요.

그래도 '도원경'(2017년 5월 발매) 활동부터는 여유 아닌 여유가 생겼어요. 성장을 했다면 한 거겠죠? 특별한 계기라기보단 그동안 연습해온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한 번에 향상된 가창력을 보여드린 건 아니지만, 하나의 노래를 불러도 '어쩌다 한번' 성공하는 게 아니라 '자다가 일어나서 해도' 괜찮은 상황에 놓여지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마음이 없어지더라고요. 아직 어디에 자랑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는 제가 빅스에 민폐를 끼친다거나 방해가 된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터닝 포인트라고 할 만한 기억은 '백일몽'(2017년 빅스의 네 번째 단독 콘서트) 때 팬 분들 앞에서 엄청 울었던 순간이에요. 제 욕심, 빅스 형들과 팬 분들의 기대치가 있는데, 그걸 완전하게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 환경, 시련 속에서 아쉬움과 죄송함이 컸습니다. 그 때를 계기로 저 자신을 돌아봤고, 후회할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일적으로 더 물고 늘어지는 편이에요.

HI: 한계를 하나씩 무너뜨리면서 진정한 성장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했지만, 힘든 시기에도 자존감을 지킨 원동력이 따로 있나요?

빅스 혁.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빅스 혁.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공

혁: 자존감은 태생적으로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스스로가 불만족스러운 상황에서도 저 자신을 채찍질할 뿐, 저의 인격이나 다른 기분까지 갉아먹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밟아놓은 커리어나 결과물이 있기 때문에 (자존감이) 이어서 생기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계속 노력하면 결국에는 되니까 걱정보다 자신감을 얻었어요.

한계를 부순 경험은 '메모리'(2014년 빅스 첫 콘서트 유닛 무대, 2015년 스페셜 앨범 수록곡) 때가 큰 것 같아요. 그 전까지 파트가 많지 않아서 노래다운 노래를 들려드릴 기회가 없다보니 두려움이 앞섰는데, '메모리'라는 노래와 무대를 통해 그걸 이겨냈습니다. 사실 제가 혼자 한 건 아니에요. 라비 형이 저를 위한 맞춤형 노래를 만들어냈고, '메모리'를 처음 보여드리는 자리가 저를 믿고 응원해주는 팬 분들이 계신 콘서트장이었기 때문에 더 큰 용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주변의 누군가나 명분이 있어서 나를 내려놓고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HI: 터닝포인트가 된 2017년 이후, 지난해부터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나요? 그 변화를 통해 앞으로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까요?

혁: 배부른 소리일 수 있지만, 이른 나이에 데뷔해서 빅스라는 그룹의 타이틀을 놓고 보이는 곳에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나 지키고 싶은 것들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왔거든요. 그래서 이제 당분간은 '노력하되 애쓰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조금 편하게 살아보려고요. 이것도 한동안일 수 있지만요.

사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저는 성향과 성격 상 연습이나 작업을 아예 안 하고 놀 수가 없는 사람이에요. 그런 저 자신을 잘 알기 때문에 '애쓰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마음을 먹었고요. 지금도 1년 365일까지는 아니지만 저를 괴롭히지 않는 수준에서 꾸준히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무언가를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서른이 되면 후회할 것 같거든요.

팬 분들도 제가 행복한 게 별빛의 행복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난해에는 결과물이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위주로 하면서 살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곡 작업이었어요. 자작곡 '굿데이'와 '트리거'를 빅스의 3집에 수록했고, SNS 라이브 방송에서 잠깐 보여드린 미공개 신곡도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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