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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가맹점 아직 적고 이용도 불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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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가맹점 아직 적고 이용도 불편해요”

입력
2019.01.21 17:24
수정
2019.01.21 19: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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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3월 정식 출범까지 보완점 다각도로 개선”

박원순 시장이 16일 서울시 출입기자단 신년간딤회 도중 즉석에서 제로페이 시연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시장이 16일 서울시 출입기자단 신년간딤회 도중 즉석에서 제로페이 시연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21일 오후 서울시청 9층 카페. 4,000원짜리 커피를 주문한 뒤 간편결제 응용 소프트웨어(앱)를 열고 스마트폰으로 정보무늬(QR)코드를 찍은 후 제로페이 결제 할인 혜택인 200원을 제외한 3,800원을 입력하고 결제 비밀번호를 눌러 결제를 완료했다.

#10분 뒤 서울시청 인근 10평 남짓한 커피숍. 4,000원짜리 커피를 시킨 후 제로페이 결제여부를 물었다. 직원은 “안 그래도 서울시에서 독려하고 있는데 아직 설치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정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광장 지하상가도 마찬가지다. 상인들은 “물어보는 사람은 기자들뿐이다”고 말한다.

“자영업자를 위한다는 명분은 공감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번거롭고 불편한 결제 방식”.

지난달 20일 서울시가 소상공인들의 신용카드 수수료 절감을 위해 의욕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한 제로페이가 한 달이 됐다. 서울시는 번거로운 결제 시스템 간편화와 다양한 기능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3월 정식사업 전까지 최대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 체제를 가동 중이다. 서울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官)이 개입하는 제로페이가 민간페이 만큼의 경쟁력을 갖출지 회의론은 여전하다. 제로페이는 가맹점 결제 카운터에 비치된 ‘제로페이’ QR코드를 스마트폰 앱으로 인식해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시금고로 지정된 신한은행과 협업해 4월에 법인용 제로페이를 출시하기로 했다.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시와 자치구, 출연‘투자기관뿐 아니라 어린이집 보조금을 수령하는 민간법인도 법인용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지금처럼 제품 결제 금액을 소비자가 직접 입력하는 방식과 달리 소비자가 스마트폰에 QR코드를 생성해 계산대에 넘겨주면 직원이 포스기로 스캔해 바로 결제되는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16일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제로페이 결제를 직접 시연하며 “신용카드가 처음 나왔을 때도 처음부터 잘 되지 않아 다양한 인센티브와 정부 노력이 경주됐던 것”이라며 “제로페이는 그보다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정착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도 총체적 난국에 빠진 자영업자들의 상황 타개에 공감하고 정책적으로 풀어내려는 서울시의 노력을 지켜보자는 시각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일상에서 제로페이는 아직은 찾기도 힘들고 사용도 번거롭다. 우선 가맹 신청을 한 소상공인 사업체는 5만4,000여개로 전체 소상공인 사업체 66만곳의 8%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페이 같은 민간페이와 달리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도 남아 있다.

제기되는 각종 문제점을 보완해 3월 정식사업이 출범하더라도 민간페이와 근본적인 경쟁력 차이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민간페이 회사들이 대형 프랜차이즈와 손잡고 결제금액의 10~20%를 할인해주는 혜택과 비교할 때 소비자들을 제로페이로 유인하기에 소득공제 40%(연 2,500만원 사용 시 47만원 환급)는 부족하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다만 서울시의 제로페이 실험이 사회 전반적인 회의론에 굴복할지, 아니면 부채의 부챗살처럼 계속 커질지 예단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형래 제로페이추진반장은 “상반기 중에 QR코드가 필요 없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를 시범 실시하고 제로페이 결제 시 전통시장 상품권을 적립하는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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