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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제주지역 가계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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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제주지역 가계대출

입력
2019.01.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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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제주지역 가계대출이 불과 5년 사이에 5조원에서 15조원을 넘어서는 등 3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제주시 도심 전경. 김영헌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제주지역 가계대출이 불과 5년 사이에 5조원에서 15조원을 넘어서는 등 3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제주시 도심 전경. 김영헌 기자.

제주지역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불과 5년 사이에 5조원대의 가계대출 규모가 15조원을 넘어서는 등 3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ㆍ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5조2,968억원을 기록했다. 전달과 비교해서는 1,968억원이 늘었다. 도내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9% 증가했으며, 전국 가계대출 증가율(6.0%)과 비교해 두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가계대출 규모는 최근 5년 사이 부동산 시장 활황세와 맞물려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 연도별 가계대출액을 보면 2013년 5조3,334억원 수준이던 가계대출 규모는 2014년 6조2,096억원, 2015년 8조1,535억원, 2016년 11조3,246억원, 2017년 13조7,538억원, 지난해 11월 15조2,968억원 등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계대출 규모가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1년에 2조원씩 폭증한 셈이다.

실제 도내 10가구 중 4가구는 주택 구입 등의 이유로 부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가 지난달 발표한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에 따르면 도내 가구의 41.4%는 부채가 있으며, 부채의 가장 큰 이유는 ‘주택 마련’(37.8%)이 가장 많았다. 이어 사업자금 마련(24.3%), 전월세 보증금 마련(9.8%), 교육비 마련(7.7%), 투자자금 마련(7.1%), 자동차 마련(4.5%) 등 순이다. 이 조사는 지난해 6월 18일부터 7월 13일까지 도내 3,000가구에 거주하는 만 15살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또한 도내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둔화되는 모습으로 보였지만, 10월 이후 2개월간 다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달 동안 2,054억원이 증가한 데 이어 11월에는 1,968억원이 늘어나는 등 증가 폭이 비슷했다.

이처럼 도내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도내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 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 급등한 반면 소득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 가계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실제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하는 등 규제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도내 가계대출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에 대한 풍선효과로 주택담보대출 대신 변동금리 적용을 받는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금리 인상이 지속될 경우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경제적 부담이 크게 늘어나 지역경제의 위기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제주본부는 “제주지역은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규모가 136.3%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데 향후 대출금리 상승시 원리금 상환 부담 증대로 가계 소비가 위축될 여지가 있다”며 “또한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증가한 도내 가계부채는 향후 금리 상승시 도민의 소비여력을 제한시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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