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CEO의 책꽂이] 훌륭한 리더는 직원을 ‘보모’ 아닌 ‘부모’로 키운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CEO의 책꽂이] 훌륭한 리더는 직원을 ‘보모’ 아닌 ‘부모’로 키운다

입력
2019.01.21 18:00
19면
0 0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의 ‘초격차’

초격차

권오현 지음ㆍ김상근 정리

쌤앤파커스 발행ㆍ336쪽ㆍ1만8,000원

◇추천사

핀테크, 인공지능 등 기술 발전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 서민금융 역시 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입니다. ‘초격차’에는 새로운 업무로 인한 부담감과 상사로 온 후배 밑에서 8년 간 일해야 했던 시련의 시간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으로 이겨낸 생생한 경험이 담겨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조직의 변화가 필요한 순간에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리더의 역할과 구성원의 주도적 실천이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삼성전자를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자신의 경영 노하우를 밝힌 책이다. 반도체 엔지니어로 입사한 지 6년 만에 임원으로 발탁돼 30년 가까이 글로벌 기업의 핵심 경영자로 살아온 저자는 경륜에 바탕한 단순명료함으로 기업의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을 전수한다.

저자가 바람직한 리더십을 설명하며 반복적으로 동원하는 단어는 ‘변화’와 ‘미래’다. “모름지기 한 회사의 최고경영자라면 자신의 업무 중 최소한 절반은 변화를 분석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데 바쳐야 한다고 봅니다.” 실패한 리더는 바로 ‘미래를 망친 리더’다. 멀쩡해 뵈던 회사가 리더가 물러났을 때 급격히 기운다면 그야말로 명백한 경영 실패의 증거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이런 최악의 리더들은 재임 중 실적을 포장하느라 자원을 낭비하고 후계자를 키우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리더의 사명은 ‘개선’이 아닌 ‘혁신’이다. 혁신의 궁극, 다른 누군가와 비교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고 기술, 조직, 시스템, 인재 배치, 문화 등 모든 부분에서 넘볼 수 없는 수준으로 격(格)을 높이는 것이 ‘초격차’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혁신을 위한 전략 수립은 자기 회사의 상태, 무엇보다 회사 사업의 본질을 정확히 아는 데서 출발한다. 레스토랑 운영자가 맛있는 음식을 제공한다는 업의 본질을 도외시하면 인테리어에만 신경을 쓰는 식으로 엉뚱한 전략을 짜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양대 산업인 제조업과 서비스업 또한 서로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제조업은 최고 수준의 제품만 살아남을 수 있는 만큼 기술력의 목표를 ‘절대치’에 둬야 하지만, 서비스업은 1등을 가리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경쟁사보다 우월한 ‘상대치’를 추구하는 걸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부모’와 ‘베이비시터’의 비유를 들어 부하 직원의 성장을 독려하는 법을 설명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훌륭한 리더는 직원으로 하여금 자기 자식(아이디어)를 많이 낳도록 도와줍니다.” 과감한 권한 위임을 통해 직원 스스로 결정권을 갖고 업무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반면 직원이 리더의 일방적 지시를 받아 수행하는 방식, 비유컨대 리더의 ‘아이’를 임시로 맡아 키우는 베이비시터의 역할에 머문다면 회사에 대한 책임감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런 까닭에 리더로서 지시를 내려야만 하는 상황일지라도 명령보다는 질문을 통해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반려견을 키우는 느낌이라도 주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장시간 근무를 미덕으로 여기며 일요일 출근도 마다하지 않는 경영자에 대해 “주 6일 동안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말로, 자랑이 아니라 수치”라고 일갈하는 대목에선 시대정신에 조응하는 저자의 유연함이 읽힌다. “적재적소의 인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그렇다. 반대로 오랜 경험에서 비롯했을 단호한 충고도 적잖다. “혁신으로 방향을 정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사람을 교체해야 한다.” “(성과는 뛰어나지만 조직에 분란을 일으키는 직원이 있다면)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미리 그 사람을 내보내야 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