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출판사 손잡고 책 읽기 캠페인 나서
배우 양세종이 그윽한 눈빛으로 책 표지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배우의 화보집인가, 하고 펼쳐보면 이탈리아 작가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장편소설 ‘이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낯선 모습의 이 책은 독서 캠페인 굿리드의 결과물이다. 굳피플 엔터테인먼트(굳피플)와 김영사가 함께 시작한 책 읽기 캠페인으로 네이버의 기부 플랫폼 해피빈이 힘을 보태고 있다.
출판사와 연예매니지먼트사의 이색 협업은 2017년 굳피플 소속 배우 이영애가 출연한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의 소설판을 김영사가 출판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다독가로 유명한 김혁경 굳피플 대표가 출판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배우가 책의 표지를 장식하는 ‘북커버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후 어떤 배우가 참여할지, 어떤 책을 고를지를 두고 1년여 간 머리를 맞댄 끝에 굿리드 캠페인이 탄생했다.
책은 배우들이 직접 선정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신간 혹은 베스트셀러를 택해주기를 내심 바랐으나 세 배우 모두 자신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문학 서적을 골랐다. 정호승 시인의 시선집 ‘수선화에게’를 고른 이영애는 “정호승 시인의 쉬우면서도 따뜻하고 또 섬세한 언어들이 마음을 포근하게 어루만진다”고 했다고 한다. 고 장영희(1952~2009) 교수의 영미 시선집 ‘생일 그리고 축복’을 고른 배우 김선아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책”이라고 책을 고른 이유를 전했다.
배우들이 애정을 담아 고른 책이다 보니, 사진 역시 책 주제와의 연관성이 고려됐다. 김영사의 최정은 실장은 “‘이런 이야기’ 속 주인공 울티모는 ‘금빛 그늘이 서려 있는 소년’으로 묘사되는데, 양세종 배우의 사진을 보면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세종 역시 “(주인공) 울티모가 걷는 그 길 속에서 나의 시간을 느낄 수 있었다”며 책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책은 3개월 동안 한정 판매되며 수익금의 일부는 네이버 해피빈 ‘굿액션’을 통해 탄광촌 어린이와 청소년의 학습비로 지원된다. 책 날개에 있는 QR코드를 촬영하면 해피빈의 ‘기부콩’을 받을 수 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