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원장보 3명 교체… 은행 김동성, 공시 장준경, 보험 이성재 임명
강한 개혁성향 이미지로 금융권에서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취임 후 첫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사표제출 요구를 거부한 일부 임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임원진의 3분의 1 교체를 강행하는 동시에 각각 은행과 보험 출신 인사를 반대 분야에 ‘교차 임명’하며 소신을 밀어 부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은 은행 담당 부원장보에 김동성(55) 전 기획조정국장을, 공시ㆍ조사 담당엔 장준경(54) 전 인적자원개발실장을, 보험 담당에 이성재(55) 전 여신금융검사국장을 임명했다.
금감원은 이들이 “전문성과 리더십, 혁신 마인드를 겸비한 전문가들”이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질서 확립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작년 5월 취임한 윤 원장의 첫 인사다. 하지만 기존 임원들도 2017년 11월 전임 최흥식 원장 취임 직후 ‘물갈이’ 인사로 취임한 지 1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 “너무 때 이른 인사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금감원 부원장보의 임기는 3년이다.
실제로 보험담당 임원이던 설인배 전 부원장보가 윤 원장이 요구한 사표 제출을 거부하면서 지난 10일 실ㆍ국장급 인사를 먼저 실시하는 이례적인 상황도 연출됐다. 하지만 윤 원장은 결국 전체 9명의 임원 중 3분의 1(3명)을 교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사적체 해소 차원에서 일부 임원 조기 교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원장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보험 담당 임원 내정자를 놓고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6년 보험준법검사국장 시절 ‘자살보험금 사태’를 지휘해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이성재 부원장보의 낙점 소문이 일찍부터 돌았기 때문이다. 옛 한국은행 은행감독원 출신인 이 부원장보는 금감원 내 정통 ‘보험 라인’이 아닌 탓에 보험권역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윤 원장은 보험 담당 임원에 이성재 부원장보 임명을 강행하면서도, 반대로 은행 담당 임원에는 옛 보험감독원 출신의 김동성 부원장보를 ‘교차 임명’해 내부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을 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교차 임명이 “새 시각에서 현안을 처리하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사표를 내지 않은 설인배 부원장보는 이번 인사에서 임원 직급은 유지한 채 사실상 직무에서 배제됐다. 이로써 금감원 부원장보급 임원은 기존 9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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