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본부장, 스웨덴으로 출국한 듯
비건-최선희 첫 만남 성사될 가능성도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스웨덴으로 출국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웨덴에는 북한의 핵 협상 실무자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체류하고 있어서 미측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까지 합류할 경우 남ㆍ북ㆍ미 3자 북핵 실무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 본부장은 이날 휴대폰 전원을 꺼놓은 채 예정됐던 저녁 일정들도 모두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가에서는 그가 스웨덴 스톡홀름을 향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톡홀름에는 반관반민 국제회의 참석 차 17일(현지시간) 도착한 최 부상이 머물고 있다. 이 본부장도 회의 참석을 검토해 왔다. 18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북미 고위급 회담에 배석할 것으로 보이는 비건 대표도 이후 회의에 가세할 수 있다. 비건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카운터파트인 최 부상과 만난 적이 없다.
이 본부장과 비건 대표가 스톡홀름으로 향한다면 남북 및 미국의 북핵 협상 관련 고위 외교 당국자들이 스웨덴에 집결하는 셈이다. 남북 간, 북미 간은 물론 남ㆍ북ㆍ미 3자 회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이들은 이르면 다음 달 열릴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두 번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미측 상응 조치를 놓고 사전 조율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ㆍ북ㆍ미가 자리를 함께한다는 점에서 북측이 비핵화 보상으로 요구하고 있는 6ㆍ25전쟁 종전선언과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최 부상이 비건 대표를 만날 의사가 있느냐다. 정상끼리의 ‘톱 다운’(하향식) 담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은 미 국무부 측이 줄곧 요구해 온 의제 실무 회담을 사실상 거부해 왔다. 북핵 협상 실무자인 최 부상이 김 부위원장 방미를 수행하지 않고 스웨덴에 간 것도 이런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북측의 신호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워싱턴 북미 고위급 회담 결과도 3자 회동 성사에 영향을 주는 변수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비건 대표가 스웨덴행을 포기할 수도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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