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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배정 오류’ 갈피 못 잡는 세종교육청…학교 현장 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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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배정 오류’ 갈피 못 잡는 세종교육청…학교 현장 혼란 가중

입력
2019.01.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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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교육청 전경. 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시교육청 전경. 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시교육청이 시스템 오류에 따른 고교 신입생 재배정 최종 결과 발표를 전격 연기했다. 지난 11일 최초 배정 당시 시스템 오류와 6시간 만의 재배정 및 발표와 학부모 반발, 두번째 재배정 결과 발표 연기 등 교육청의 갈피를 못 잡는 행정으로 학교 현장에선 불신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18일 “오늘 오전 10시 2019학년도 평준화 후기고(일반고) 신입생 배정 확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해 다음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최 교육감은 “다시 한 번 학생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 여러분게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의 학교배정 결과 발표 연기에 따라 오는 22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예비 소집일도 늦춰졌다. 교육청은 예비 소집일 날짜를 아직 정하지 않았으며, 추후 안내할 예정이다.

세종시 평준화 후기고 배정 사태는 지난 11일 오후 3시에 발표한 결과에서 발견된 오류가 발단이 됐다. 올해 처음 도입된 ‘국제고ㆍ외국어고ㆍ자율형사립고 동시 지원제도’에 따라 해당 학교에 우선 합격한 지역 중학교 3학년생 109명이 13개 평준화 후기고 신입생(총 2,775명)에 중복 배정된 것이다.

시 교육청은 6시간 후인 이날 오후 9시 국제고 등에 합격하 109명을 제외하고, 신입생을 재배정해 서둘러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최초 배정과 비교할 때 후순위 지망학교로 배정된 학생이 195명이나 나왔다. 이 가운데 193명은 최초 1지망학교에서 2,3지망 학교로 배정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의 성급한 재배정에 뿔이 난 학부모 100여명이 “자녀가 피해를 봤다”며 밤샘 농성을 벌이자 교육청은 재배정 결과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봤다고 생각되는 학생들에 대한 구제 방침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교육청이 후순위로 밀린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의사를 확인해 결과 184명이 첫 배정 학교 진학을 희망했다. 이로 인해 정원이 초과되거나 미달되는 학교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한솔고와 아름고, 종촌고, 보람고, 새롬고 등 5개 학교는 적게는 27명에서 많게는 47명의 배정 학생이 늘었다. 이 가운데 종촌고를 제외한 4개 학교는 학급 증설이 불가피하다.

반면, 성남고와 도담고, 고운도, 양지고, 두루고, 소담고, 다정고 등 7개 학교는 적게는 1명에서 최대 60명까지 학생 수가 줄어 미달 사태를 맞게 됐다.

미달 사태가 빚어진 학교에 배정된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교육청을 찾아가 집단 항의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학생이 적어지면 내신에서 피해를 봐 대학입시에서 불리하다”며 “1지방에서 2,3지망으로 바귀고 이를 다시 1지망으로 임의 조정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최초 발표 이후 재배정한 결과대로 하고, 구제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학부모 70여명은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교육청 4층 대회의실에 모여 교육감 면담을 요구했다. 대외 행사를 마치고 저녁 늦게 대회의실을 찾은 최 교육감은 “법률적 내용을 살펴보지 못하고 교육적인 부분만 생각해 구제 결정을 했다”고 학부모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법률적 검토를 거친 뒤 배정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고교 배정 오류의 원인에 대해 해당 업체는 ‘프로그램 버그(bug)’로 파악된다고 시 교육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배정 오류 사태가 풀리기는커녕 불신과 혼란만 가중되면서 시 교육청이 최종 배정 결과를 발표하더라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쉽게 받아들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법적 문제 제기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후폭풍은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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