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적 주장보다 논리적으로 판단해야”
그리스 야당 강하게 반발.. 대규모 반대 집회도 예고
마케도니아 국명을 둘러싼 27년 간의 그리스-마케도니아 갈등이 이제는 그리스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마케도니아 명칭에 대한 그리스 내부의 광범위한 반대에 맞서 공개 TV 토론을 제의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치프라스 측은 성명을 통해 “민족주의적인 주장에 맞서 사실에 근거한 논리로 판단하기 위해 그리스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반대파 대표와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와 마케도니아 측은 지난해 6월 27년간 끌어 온 마케도니아 국명에 대한 다툼을 해결하고 ‘북마케도니아 공화국’이라는 새 이름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 협약은 양국에서 최근 극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 주말 치프라스와 민족주의자들의 4년 동안 지속된 연대는 이 협약을 기점으로 붕괴됐다. 20일에도 수도 아테네 중심부에서 반대파의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마케도니아 의회는 지난 주 국명 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헌법 개정을 승인했다. 그리스 의회의 비준만이 남은 상황이다. 그리스 측은 아직 정확한 표결 날짜를 밝히지 않았지만 치프라스는 최근 이달 중 비준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신민주당 대표는 ‘민족 통일’에 위배된다며 이 협약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부분의 그리스인들은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에서 알렉산더 대왕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2008년 당시 신민주당 정부는 마케도니아가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좌절시키기도 했다. 마케도니아가 나토에 가입하는 순간 그리스는 문화적 영향력을 잃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마케도니아와 가까운 그리스 북부 도시들에는 법안에 반대하는 포스터가 붙여졌다. 몇몇 의원들은 익명의 위헙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포스터를 붙인 수 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의원들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이번 주에 실시된 전국 여론조사에서 협정 반대 응답은 70%에 달했다. 한편 치프라스 총리는 16일 내각 불신임 투표에서 300명 중 151명의 지지를 얻어 가까스로 총리직을 유지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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