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추화정이 사랑 받을 준비를 마치고, 음악으로 대중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추화정은 올해 첫날 솔로 데뷔곡 '실컷'을 발표하고 지난 16일 MBC뮤직 음악 프로그램 '쇼 챔피언'을 통해 첫 방송을 치르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난 2015년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에서 '8등신 이선희'로 주목 받고 걸그룹 디홀릭(D. Holic) 멤버로 활동한 이후 4년여 만에 추화정이 감성 발라더의 모습으로 더 많은 이들과 만난 것.
돼지띠로서 황금돼지의 해의 좋은 기운을 극대화하고자 새해 첫날 음원 발매를 결정한 추화정은 바람대로 솔로로서 연습 뿐만 아니라 첫 음악 방송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바쁜 매일을 보내고 있다. 특히 '쇼 챔피언' 방송을 마치고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려보기도 했다. 추화정에게 이번 활동이 그만큼 특별하고 중요했기 때문이다.
"혼자 무대에 오르는 느낌이 너무 이상하더라고요. 작곡가님, 뮤직비디오 감독님, 보컬 선생님, 친구 (이)가은이까지 케이크를 사들고 응원와줘서 긴장은 풀렸는데도 복합적인 감정이 북받쳤어요. 실수하면 다음 무대는 없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열심히 했고, 다들 칭찬해주셨어요.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서 다음 무대는 더 자신 있게 해볼 생각입니다."
디홀릭으로 활동할 때와 다른 점은 편안함이다. 외향적인 '인싸' 타입답게 추화정은 절친 애프터스쿨 이가은, 베리굿 태하의 응원을 받았고, 엔딩에 우주소녀 은서, 원포유 로우디와 함께 했으며, 존경하던 비투비 이민혁과 대기실 인증샷을 찍었다. 또한 음원 발매 이후에도 보름 가량 철저한 라이브 연습을 통해 부담감은 덜고 자신감을 꽉 채웠다.
"고음이 많은 '실컷'은 감정이 확 살아나도록 불러야 하거든요. 후렴구가 킬링파트라서 표정과 손으로 표현하는 감정에 대해서도 연습했어요. 잠들 때까지 모니터링하면서 아쉬움을 보완했습니다. 보컬 연습은 10년, 20년이 지나도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가수로 눈도장을 찍고,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같은 무대에도 서고 싶어요."
솔로 데뷔곡을 발라드로 결정하게 된 건 이렇듯 음악에 대한 열정과 가창력에 대한 자신감 덕분이다. 사실 디홀릭 활동 이후에 추화정은 스포츠 경기장에서 노래하고, 드라마 OST를 부르고, 통역사 없이 대만에서 활동하고, 다수의 브랜드 모델로 발탁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해왔다. 그 사이 자작곡을 만들기도 했고, 대학에선 연기를 전공했다.
"화정이 아닌 추화정으로 활동하는 만큼 '실컷'을 통해 아예 새로운 시작점에 섰어요. 원래 이선희, 백지영, 린, 다비치 선배님의 음악을 좋아했고, 저 스스로도 발라드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작곡은 R&B 팝 스타일이고, 디홀릭으로는 퍼포먼스가 있는 곡을 했었던 만큼 올해나 가까운 미래에 더 다양한 장르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거슬러 올라가보면 추화정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가수의 꿈을 꿨고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음악"이라는 마음으로 계속 꿈을 키웠다. 이제 음악은 추화정이 질리지 않고 오래 좋아하는 일이자 체질이다. 사실 추화정이 처음 얼굴을 알린 건 '너의 목소리가 보여 2'를 통해서다. 추화정이 '너목보' 이후 또 다른 오디션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
"사실 지금 회사에 오기 전에 '프로듀스 48' 출전을 고민했어요. 그런데 디홀릭 때부터 인연이 있는 지금의 대표님이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나의 노래를 보여주고 싶다'는 방향성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당장의 이슈를 얻는 것보다 솔로 앨범을 통해서 저만의 음악성을 보여드리는 게 저에게는 더 맞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분명한 생각과 결정을 한 만큼 추화정은 이제 자신만의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궁극적인 지향점은 '8등신 이선희'라는 별명과 연관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목소리가 그것. 추화정은 "나이가 들어도 한결같이 노래하는 사람"이자 "사라지지 않는 가수"를 꿈꾸면서, 그 길을 먼저 걷고 있는 이선희에게 든든한 힘과 원동력을 얻고 있다.
"이선희 선배님처럼 꾸준히 롱런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올해는 쉬지 않고 달리면서 저보다는 노래를 먼저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노래를 누군가 불러주시면 꿈만 같을 거예요. 언젠가 자작곡과 정규앨범을 들려드리고, 버스킹이나 단독 공연을 펼치고, 뮤지컬에 출연하거나 화장품 CF와 같은 음악 외적인 기회도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이런 목표 뒤에는 고민과 노력이 있다. 그래서 추화정의 목표는 막연한 꿈이 아닌 구체적인 계획 같다. 추화정이 계획을 달성해나갈 모습을 주목해도 좋을 법하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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