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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재개 조짐에 분주해진 한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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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협상 재개 조짐에 분주해진 한국 정부

입력
2019.01.17 17:28
수정
2019.01.1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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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美中 외교당국 연쇄 접촉

남북협력 등 대북 현안 의견 조율

한국과 중국의 북핵 협상을 이끄는 수석대표인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해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한국과 중국의 북핵 협상을 이끄는 수석대표인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회동해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북미 비핵화ㆍ평화 협상 재개가 가시화하자 한국 정부도 분주해지고 있다. 같은 날 미ㆍ중 외교 당국과 연쇄 접촉해 연초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4차 방중과 임박한 북미 고위급회담 등 최근 한반도 정세 정보를 공유하고 현안 관련 입장과 의견을 조율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대미 협상 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중국 베이징(北京)을 경유해 미 워싱턴으로 향한 17일 정부는 오전과 오후 각각 미ㆍ중 카운터파트와 한반도 및 대북 현안들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북핵 협상을 이끄는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협의를 진행했다.

이 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2018년이 관련국들의 노력과 북한의 결단으로 한반도 정세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룬 해였다면 2019년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실질적으로 이뤄가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가 시작된 지 3주가 채 안 됐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대화 의지를 밝히고 4차 북중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주목할 만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중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화의 모멘텀(동력)이 이어지도록 긴밀히 협력하면서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지혜를 모아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쿵 부부장은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작년에 한반도 정세가 적극적인 변화를 거둔 데 이어 새해 한반도 정세는 역사적인 시작점으로 올라와 있다”고 평가한 뒤 “중국 측은 한국 측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전략적으로 소통하고 정세가 계속 이런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한반도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같이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을 비롯한 한반도에서의 최근 진전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비핵화 및 평화 정착 달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 2차 정상회담 추진 상황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거론한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다자협상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한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 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었다.

한중 북핵 수석대표가 만난 건 지난해 10월 이 본부장 방중 당시 협의 뒤 석 달만이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오전에는 한미가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대북 제재 관련 사안을 다루는 워킹그룹 화상회의를 열고 도로 공동조사 등 남북 협력 사업들의 제재 면제 문제 등을 의논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의 직후 “한미 양국은 실무그룹 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바, 17일 오전 화상회의를 개최해 남북, 미북 관계 동향과 남북 협력 등 북핵, 북한 관련 제반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에서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통일부ㆍ청와대 관계자 등이, 미측에서는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각각 회의에 참여했다.

주요 의제는 남북 협력 사업들의 제재 면제 가능 여부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남북 유해 발굴 사업과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사업 관련 북측 구간 도로 공동조사 등에 장비를 투입하는 문제와 관련해 양측 간의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조만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재 면제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보상 성격인 남북 협력 사업들의 진전은 북미 협상에서 성과가 도출되는 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독감(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북송 및 이산가족 화상상봉 장비 등의 제재 면제 문제 논의도 이뤄졌다. 타미플루의 경우 미측의 양해가 이뤄진 만큼 정부는 북측과의 협의를 거쳐 20만명분을 민간 업체가 기부한 신속진단키트 5만개와 함께 다음주 초 육로로 운송해 개성에서 북측에 넘겨줄 계획이다. 하지만 화상상봉 관련 결론은 유예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미국이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상황이어서 검토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설 계기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물리적으로 어려워졌다.

이날 회의에서 우리 측이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문제도 거론했지만 미측이 화상회의에서 다루기에는 적절치 않은 의제라는 의견을 피력, 구체적 협의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 결정 시한(25일)이 있는 만큼 이때까지 한미가 별도 협의 기회를 찾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방북 승인은 보류될 공산이 크다.

현재 한미는 워킹그룹 회의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면으로 진행하고 중간에 한 차례 실무급 화상회의를 열어 회의 결과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한국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만나 함께 주재한 회의가 최근 대면회의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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