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로 반짝 추위가 찾아온 16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상공이 미세먼지가 사라져 푸르게 보인다. 홍인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참모들과의 대화에서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답답한 마음을 털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미세먼지ㆍ초미세먼지가 연례행사처럼 한반도를 덮치면서 이를 시급해 해결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지만, 미세먼지 문제가 한 국가 차원에서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도 분명해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보라’고 말했다”며 “묘수를 찾기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가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환경부 업무부고 때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 나오면 가슴이 철렁한다고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연 3일 시행된 15일 오전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인다. 홍인기 기자

문 대통령은 특히 사흘 연속 수도권에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던 15일 참모들과의 티타임에서도 미세먼지 문제를 놓고 장시간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쉽지 않은 것은 알지만 국민이 체감할 특단의 대책이 없는지 더 찾아보라”며 “인공강우가 가능한지,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배출 허용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15일 대기업ㆍ중견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평균 수치는 작년보다 개선됐으나 심한 날의 수치가 악화해 국민이 느끼시기에 더 안 좋은 것 같다"며 "기업들 차원의 대책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고민은 미세먼지 문제 악화로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등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이 커지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미세먼지주범”이라는 주장까지 내놓으며 미세먼지 문제를 고리로 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직속 미세먼지대책특별기구를 설치해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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