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광고대행 홈페이지에 올라온 광고에 댓글을 달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를 주겠다고 수천명을 속여 수백억원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광고대행업체 A사 대표 B(49)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업체 직원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광고대행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며 “가입비를 내고 회원이 되면 가입비의 3배를 벌 수 있다”고 속여 4,822명으로부터 가입비 등 명목으로 988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가입비 82만~880만원을 내고 회원이 된 뒤 광고주가 올린 광고에 홍보성 댓글을 달거나, 공유, 광고주 블로그 방문 등을 하면 건당 3,000~3만원 상당 포인트를 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댓글ㆍ재택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려 회원을 모집한 뒤 가입비 금액에 따라 회원을 1~7단계로 분류해 관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회원에 가입한 뒤 초기에 포인트를 지급 받아 현금으로 바꾸기도 했는데, 이 돈은 광고주로부터 받은 광고 수익이 아닌 다른 회원들이 낸 가입비에서 나갔다. A씨 등은 회원 가입비가 떨어지면 다른 광고대행 홈페이지를 만들어 회원을 모집해 가입비를 받아 메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운영이 어려워지자 일부 회원들이 부정적이거나 성의가 없는 댓글을 달았다며 이들 회원 자격을 중지해 돈을 지급하지 않거나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피해자 가운데는 계정을 여러 개 만들어 활동을 하다가 1억원 가량 피해를 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광고대행 홈페이지에 올라온 광고는 인터넷에 떠도는 것들을 올려 논 가짜”라며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이라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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