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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식 수익률, 시장 평균에도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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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식 수익률, 시장 평균에도 미달

입력
2019.01.18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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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 송정근 기자
국민연금기금 운용수익률. 송정근 기자

지난해 국민연금기금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주식운용 부문에서는 시장 평균 수익률에도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지속된 인력 유출의 영향에 작년 전반적인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수익률 악화가 더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장기 운용전략이 기본인 조직에 한 해 성과만 두고 성급하게 비판하는 건 섣부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0년 만의 마이너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전날 열린 올해 1차 기금운용위원회에 지난해 잠정 기금운용 수익률을 -1.5%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체투자(부동산, 실물자산 등) 자산의 공정가치평가 등을 반영해 공식적으로 내놓은 수치는 아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 2008년(-0.18%) 이후 국민연금이 10년 만에 기금을 ‘까먹은’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1.5%는 작년 코스피 지수가 월간 기준 저점을 찍었던 10월까지의 수익률(-0.57%)보다도 더 낮아진 수치다. 코스피는 작년 11~12월 사이 0.56%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7.12%), 나스닥(-9.18%), 일본 닛케이(-8.6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4.18%) 등 해외 주요 시장이 동반 급락한 악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외 주식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해도 국민연금의 주식 운용 성과가 시장의 평균수익률에도 못 미친 점은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민연금이 앞서 공개한 작년 10월까지의 투자 자산별 수익률을 보면, 국내 주식(-16.70%)은 국민연금 스스로 비교 기준 지수(일명 벤치마크)로 삼는 코스피 등락률보다 0.46%포인트 낮았다. 해외 주식(1.86%) 역시 벤치마크인 MSCI AC 월드 지수(한국 제외)보다 0.74%포인트 낮다. 1년 전인 2017년엔 국내(2.23%포인트)와 해외(1.12%포인트) 주식 모두 시장 수익률보다 높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진 이유는 

국민연금의 작년 성과는 해외 연기금에 비해서도 크게 저조하다. 상반기까지의 성과만 공개된 캐나다 공적연금(CPPIBㆍ6.6%),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ㆍ일명 캘퍼스ㆍ1.2%) 등보다 국민연금의 상반기 수익률(0.9%)은 뒤처진다.

이런 부진을 두고, 2017년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하고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가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년 3개월간 공석이었던 점 등 내부 혼란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최고 수준 전문가들이 흩어지는 걸 막지 못한 것이 수익률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금 운용의 ‘스페셜리스트’들이 빠져 나가니 국내외 시장이 나쁜 상황을 방어할 능력이 부족했다는 게 드러난 셈”이라며 “운용 인력이 보강됐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십년을 내다 보고 장기 운용전략을 펴는 국민연금의 특성상, 1년의 성과보단 누적 수익률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짧은 기간 수익률만으로 일희일비 하다가는 자칫 자산배분 전략의 안정성까지 무너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연 평균 수익률은 5.28%(작년 10월말 기준)에 달한다.

대형증권사 자산배분 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이 5년 단위 중장기 운용계획에 맞춰 투자하는 만큼 작년 1년의 단기 수익률만 따지기 보다 직전 9년간은 꾸준한 수익을 거둬 왔다는 점도 함께 평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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