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전에 나선 ‘거물급’ 후보로 주목 받던 한이헌(75)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회원사들의 최종 투표만을 앞둔 상황에서 17일 돌연 사퇴했다. 한 전 수석은 면접과정에서 “연봉이 지금보다 낮아져도 괜찮겠냐”는 질문에 불쾌함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는 남영우(65)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와 박재식(61)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의 맞대결로 좁혀졌다.
1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최종 후보자 면접을 치른 한 전 수석이 갑자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남 전 대표가 기호 1번, 박 전 사장이 기호 2번을 받아 21일 총회에 최종 후보로 경쟁하게 됐다.
한 전 수석은 전날 면접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A위원으로부터 “지금보다 연봉이 삭감돼도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전 수석은 언론에 보낸 입장을 통해 해당 질문이 “후보들을 ‘연봉만 즐기려는 무능한 자’로 보는 시각에서 나온 심각한 모욕 행위”라며 “저축은행을 위해 일하겠다고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해왔지만 마음의 상처로 인해 후보를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청와대 경제수석과 공정거래위원장, 국회의원까지 지낸 거물급 전관 후보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사퇴를 선언한 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다만 중앙회장의 연봉삭감 방침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하면 약 5억원 수준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면접관 개인이 검증과정에서 던진 질문일 뿐 중앙회와 사전 조율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재진 기자 blanc@hn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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