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라도 삭발하겠다.”
백군기 경기 용인시장은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의 용인 유치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한 말이다. 17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백 시장은 “업체에서 결정할 사항이지만 용인이 결정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지 않겠느냐”면서 “만약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배제되는 등 이상 분위기가 감지되면 시장으로서 무엇이든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머리삭발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정부와 SK 하이닉스가 2028년까지 120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 용인시를 비롯해 경기 이천시와 충북 청주시가 유치전에 나선데 이어 16일 대구 구미시가 가세하면서 4파전이 됐다.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갈등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사업을 유치할 경우 1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와 수 십 조원에 이르는 경제효과가 기대되면서 지자체들이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백 시장은 “지자체 유치 경쟁이 과열돼 기업의 투자의욕이 꺾거나 시장의 합리적 선택에 그릇된 영향을 미쳐서는 곤란하다”며 “그러한 이유로 우리도 언급을 자제했는데 타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대대적인 발표를 해 부득이 이 자리에서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은 기본적으로 당사자인 기업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며 “국가적 시급성이나 기업의 절박성 등을 고려할 때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곳에 입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 시장은 “용인은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갖췄고, 국내 반도체 전◇후공정 업체가 입주해 있어 기업간 협업 및 고급인력 수급, 인프로 활용 등에서 가장 적합한 도시”라며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반드시 유치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용인시의회는 지난달 21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용인 유치 결의안’을 채택하며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치전에 나섰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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