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펀치가 이별 감성을 정조준했다.
펀치는 16일 오후 6시 첫 번째 미니앨범 '드림 오브 유(Dream of You)'의 전곡 음원과 타이틀곡 '이 마음(Heart)'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데뷔 5년 만에 처음 발표하는 미니앨범을 위해 펀치는 자신의 가장 상징적인 감성과 색깔을 녹여냈다. 그간 다양한 이별 노래로 사랑 받아온 펀치가 이번에는 절제된 슬픔으로 애틋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 마음'은 이별을 맞이한 여자의 마음을 시간과 계절에 비유해 표현한 곡이다. 아련한 피아노 선율과 웅장한 스트링 위에서 펀치는 말하듯이 내뱉는 창법으로 연인과의 기억을 곱씹거나 서서히 마음을 정리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애절하게 그려나갔다. 펀치의 음색은 듣는 이들을 가장 편한 상태로 만들어서 슬픔을 배가한다.
서정적인 시를 읽는 것처럼 섬세한 한줄한줄의 가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펀치는 "그대여 가네요. 그대여 안녕. 말해요 여기서 잘 지내라고. 오늘 참 기분 좋은 날이에요. 그대의 향기로 나 배어"라는 인사나 "우리 아름다운 기억들로 담아요. 사랑했던 기억들만 남겨요. 사랑한단 말도 미안하단 말도 너의 마음속에 남아"라는 독백을 불렀다.
타이틀곡임에도 1절과 2절의 후렴구 가사가 다른 점이 눈길을 끈다. 펀치는 2절에서 조금 더 정리된 마음으로 고조된 감정을 노래했다. 곡은 "눈물은 아껴요. 웃으며 안녕. 긴 꿈을 꿨다고 생각할게요. 오후엔 비가 내릴 것 같아요"라는 전개를 거쳐 "밤이 되면 별이 될게요. 그대 맘에 날 남겨줘요. 계절도 어느새 변해가네요"라고 마무리됐다.
배우 김민재와 하연수가 출연한 뮤직비디오 역시 눈여겨 볼 만 하다. 알 수 없는 병을 앓던 하연수가 우연한 기회에 만난 김민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에는 새드엔딩을 맞는 기승전결이 슬프지만 아름답게 펼쳐진 것.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6분 44초의 영상은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완성도로 '이 마음'의 정서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드림 오브 유'는 펀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기도 하다. '도깨비' OST나 역주행곡 '밤이 되니까'의 목소리로 잘 알려진 펀치는 이번 '드림 오브 유'를 시작으로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뚜렷하게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그 행보가 기대된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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