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명원은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배철현 전 서울대 교수의 건명원 원장직과 강사 직무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서와 논문에 관한 표절 의혹이 밝혀질 때까지 판명을 유보한다”고 덧붙였다.
건명원은 제도권 밖에서 인문ㆍ예술ㆍ과학 전 분야를 가로지르는 창조적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취지로 2015년 두양문화재단(이사장 오정택)이 출범시킨 학술교육기관이다. 김대식(뇌과학)ㆍ주경철(서양사)ㆍ김성도(기호학) 등 각 분야 1급 학자들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건명원 출범 때부터 참여했던 배 전 교수는 올해 2대 원장에 취임했다. 원장직, 강사직 정지는 배 전 교수를 둘러싼 논란에 따른 조처다. 두양문화재단 관계자는 “이사장이 내부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면서 “홈페이지에 게재한 그 문구 이외엔 별달리 덧붙일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대가 진상 규명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졌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관계자는 “표절 의혹 등 제보가 정식으로 위원회에 접수된다면 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애초 배 전 교수 표절 의혹을 주도했던 이성하 원주 가현침례교회 목사는 “건명원도 결국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관련 자료를 정리해 다음 주초쯤 서울대에 제보를 정식 접수시키겠다”고 말했다.
배 전 교수는 한국에서 드물게 고대 언어에 정통한 하버드대 출신 종교학자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이 목사로부터 ‘타르굼 옹켈로스 창세기’ 등 주요 저서와 논문이 표절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9일 사직했다.
오세훈 기자 comingh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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