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김정은의 비전과 비핵화 성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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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김정은의 비전과 비핵화 성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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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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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역사를 되돌아보면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 체제에 접어들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가 예전보다 더 잦아지고 더 수준 높은 무기들이 공개됐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 무기들은 더 치밀하고, 과학적이며, 한층 전략적으로 끈질기게 개발돼 왔다. 북한은 2014년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국방과학의 첨단을 돌파’, 2015년 ‘우리식의 다양한 타격수단 개발 완성’, 2017년 ‘각이한 공격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 폭발시험,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 준비사업 마감단계’ 등을 거쳐 마침내 2018년 신년사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북한은 핵탄두와 ICBM, 그리고 각종 핵운반 수단을 모두 보유하며 ‘국가 핵무력’을 완성한 것으로 자평한 것이다. 국방과학기술의 빠르고, 깊이 있는 발전을 고려하면 어쩌면 최첨단 기술로 만든 비장의 무기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북한은 지난 수년 동안 국방과학기술 분야에서 비약적 발전을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북한이 이제 무기 개발을 뒤로 하고, 민생경제 향상을 위한 경제 개발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추론이지만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올해에는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경제건설 실적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무기 개발에 집중했던 인력, 기술, 장비 등이 민생경제 쪽으로 옮겨 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제재로 인해 무역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기술혁신으로 군수에서 민수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인민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우리 당과 국가의 제일 가는 중대사”라면서 군수공업의 경제건설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군수공업 부문에서 여러 가지 농기계와 건설기계, 협동품들과 인민소비품들을 생산하여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추동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군수 부문이 경제 건설 총력 집중 노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 본격적으로 민수 부문 발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진정성, 핵보유국 인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여전하다. 북한이 단계적으로라도 모든 핵무기, 핵시설, 핵물질을 폐기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경제 건설의 속도는 느려지고, 주민 고통은 심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서도 지금까지 그랬듯 제재 속에서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북한은 기술 혁신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 발전 전략을 지속할 것이고, 특히 기술 혁신을 통해 군수에서 민수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다. 그렇지만 외부 자본과 기술의 유입 없는 폐쇄 경제로 경제 건설을 지속하고, 더구나 획기적으로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북미ㆍ북중 정상회담 여정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보고 들은 싱가포르 첨단 도시문명과 중국 베이징의 첨단 과학기술 수준은 김 위원장 자신이 추구하는 높은 꿈과 목표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이 꿈과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제사회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이지만, 핵을 보유한 채 경제 건설에 집중하고, 국제사회와 꿈과 비전을 공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해준다면 비핵화와 관련해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눈여겨볼 만하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남느냐, 아니냐는 미국과 우리의 역할에 달려 있는지 모른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인센티브가 크면 클수록 핵폐기 속도는 빨라질 것이지만, 핵을 보유하든, 포기하든 인센티브 크기에 변화가 없다면 북한이 개발해 놓은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을까? 조만간 성사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성패는 미국 측 상응 조치의 내용과 크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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