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비서실장이 연락도 없어” 비난했던 나경원 등 만나 인사
나경원 “친중 치중 우려” 날 세우자… 노영민 “돌아가서 상의” 자세 낮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등 청와대 2기 참모진이 15일 취임 인사차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찾았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노 실장에게 “미세먼지가 굉장히 심각한데,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문제 등으로도 국민이 숨쉬기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다”며 “경제 방향 전환을 해주면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외교ㆍ안보 현안을 두고는 “미국이 자국 이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 걱정”이라며 “북한은 중국과 상당히 밀착돼 자기 것을 찾는데 우리나라도 비핵화만큼은 특별히 우선시해서 챙기는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실장은 이에 “저도 사업해봤고, 국회의원 12년을 지내면서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곳에만 있었기에 생생한 이야기를 좀 듣는 편”이라며 “저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경제와 민생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이 있다”며 “제1야당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한국당과 적극적인 소통 유지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비핵화 문제를 두고도 “(의지가) 확고하다. 모든 문제의 출발점 아니겠냐”고 답했다.
노 실장 등은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도 예방했다. 나 원내대표는 취임 뒤 다소 늦게 자신을 찾은 노 실장에게 날 선 발언을 쏟으며 초장 기선 제압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언제 연락 오나’하며 국회의장께 말씀 드렸더니 전해진 듯하다. 늦게나마 다행”이라며 “한걸음에 오셔서 반갑다”고 말문을 열었다. 나 원내대표는 14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비서실장이 바뀌면 원내대표단에 인사를 온 걸로 아는데, (이번에는) 안 오기로 했는지 (제게) 연락이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 10일 취임한 노 실장은 11일 여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등 야당 지도부를 예방해 국정운영 협조를 요청했지만 한국당은 김 위원장 일정으로 예방하지 못하고 일정을 미뤘었다. 이를 두고 나 의원은 “일정상 그럴 수 있지만 (그럼에도) 순서와 격식이 있다. 의장께서 청와대에 지적해달라. 제1야당을 무시하시나”라며 발끈했다.
나 원내대표는 직전 주중대사를 지낸 노 실장에게 작심한 듯 “너무 친중(親中)으로 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지금 한미 동맹에도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이 북핵 문제에 새롭게 접근하는 거 아닌가”라며 “아무튼 주중대사를 지냈으니 현명하게 풀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노 실장은 “한미동맹 중요성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원내대표의 여러 말씀에는 제가 돌아가 한번 상의해보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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